과거의 히트송들을 스트리밍하면서 촉발된 레트로(Retro, 복고풍) 트렌드는 유튜브 세상에서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오분순삭’을 필두로 과거의 TV에서 방송되었던 인기 프로그램 콘텐츠들이 이제는 유튜브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MBC의 ‘무한도전’, KBS의 ‘개그콘서트’ 등 한 시대를 주름잡았지만 이제는 TV에서 볼 수 없는 인기 프로그램들이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세대들에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레트로 열풍과 맞닿아 있는 이런 현상은 ‘뉴트로(New-tro, 신복고)‘라고 불리는데 유튜브시대에 계속 진화중인 문화현상의 하나다.

'놀면뭐하니'에 등장했던 '싹쓰리'가 음악방송에 출연한 모습


트롯 열기도 뉴트로에 한 몫 보태는 영역이다. 구독자 수 12만 명인 주현미TV는 각 영상마다 조회수가 1~2만회를 넘기고 있다. ‘미스터트롯’ 수상자들은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시청률이 훌쩍 뛰어오르며 인기를 얻고 있다.

묻혔던 트롯이 다시 뜬 것도, ‘깡’의 역주행도,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가 1위에 오른 것도 모두 추억의 콘텐츠들을 소환하여 새로운 관심을 유발한 것이다. 이렇게 과거의 콘텐츠들이 재조명된 현상은 요즘 유튜브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는 풍경이다.

도대체 옛날 콘텐츠를 왜?

유튜브에서 예전 콘텐츠가 수면 위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기존 TV시청자들이 대거 유튜브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만이 아니라 전 연령층이 유튜브를 이용하는 시대가 되었고, 기존 TV 시청층을 공략하기 위해 TV에서 인기가 높았던 프로그램들이 업로드되면서 다들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트렌드는 그냥 레트로는 아니다. 단순히 추억을 회상하기 위한 콘텐츠 소비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유튜브에서 TV콘텐츠에 가장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세대는 바로 Z세대라고 할 수 있다. 어찌보면 현재의 Z세대는 '무한도전'과 '개그콘서트' 등 인기프로그램이 절정이었던 시기에 못 봤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복고현상 즉 레트로라고 부르기보다는 따로 구별지어  '뉴트로'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왜 Z세대는 자신들이 한번도 보지 못한 옛날 콘텐츠에 열광하기 시작했을까?

사람들의 흥미는 항상 새로움에서 출발한다. 기존 세대에게 레트로는 과거의 추억이 만들어낸 트렌드지만 Z세대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콘텐츠이기 때문에 유튜브를 중심으로 Z세대가 과거 프로그램 콘텐츠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

왜 유튜브에서?

유튜브에서는 아직 과거 드라마, 예능, 음악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 MBC는 '옛드: 옛날 드라마'·'옛능: 옛날 예능', KBS는 '옛날티비'·'KBS 엔터테인: 깔깔티비', SBS '빽드'·'빽능' 등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MBC는 특히 지금은 폐지된 인기예능 '무한도전' 등 과거 방송 영상을 주기적으로 올리고 있다.

뉴트로 열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상호작용'이다. 단순히 옛날 영상이 새롭고 재밌기 때문에 열광하는 것도 있지만 콘텐츠 자체보다 그에 대한 반응을 엿볼 수 있는 댓글 창이 뉴트로 열풍의 가장 큰 핵심요소이다. 유튜브 댓글을 통해 콘텐츠에 더 큰 재미를 주고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반응이 뜨거운 콘텐츠는 인터넷 상에서 밈(meme)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MZ세대들이 유튜브 댓글을 통해 서로 재치있는 댓글들을 달고 콘텐츠 제작 등을 제안하면서 즐기는 것을 '판플레이'라고 칭한다. '판플레이'란 놀이판의 '판'과 놀다라는 뜻의 '플레이(Play)'가 합쳐진 신조어다. 이전의 수동적인 콘텐츠 소비를 벗어나 유튜브 시청자가 댓글을 통해 직접 콘텐츠 제작을 주도하며 대중참여형 '놀이판'을 만드는 MZ세대의 놀이문화를 뜻한다.

최근 유튜브 '인기 동영상' 탭에 여러 차례 오른 '댓글모음 콘텐츠'가 대표적인 판플레이 사례다. 또한 MBC의 오분순삭 채널은 댓글들을 통해 다음 콘텐츠 주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한다. 이제는 유튜브 댓글이 2차 콘텐츠로 활용되면서 재치 있는 댓글을 달기 위한 경쟁이 자주 보이고 유튜브 이용자들도 영상보다 댓글을 보기 위해 클릭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따라서 유튜브라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플랫폼이 이러한 뉴트로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방송사별 뉴트로 콘텐츠 유튜브채널

MBC 오분순삭
예전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을 주제별로 5분 분량으로 편집한 대표 채널이다. 재미있는 부분만 골라 볼 수 있고 분량도 짧아 Z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KBS 깔깔티비
KBS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는 채널이다. 1박2일 같은 경우는 영상 조회 수가 1,000만이 넘는 클립도 있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보기 편하도록 챕터 기능을 활용해 원하는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SBS 빽능
SBS 간판 예능 런닝맨을 비롯하여 예전 시트콤들까지 볼 수 있는 채널이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시트콤이었던 '순풍산부인과'도 업로드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출처 : 피식대학 인스타그램

유튜브 기반 뉴트로 열풍,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당분간 뉴트로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발굴되며 콘텐츠가 다채로워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길이가 짧은 영상 콘텐츠의 대세로 인해 유튜브 콘텐츠도 더욱 짧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분순삭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 역시 짧은 콘텐츠의 수요를 공략했기 때문이다. 최근 유튜브 Shorts나 틱톡처럼 더 극단적으로 짧아진 영상 수요가 많기 때문에 기존 영상 콘텐츠를 짧은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단순히 예전 TV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닌 레트로 문화를 재창조하는 움직임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최근 유튜브채널 피식대학의 '05학번 이즈백' 처럼 그 시절 문화를 소재로 새롭게 자신들만의 콘텐츠로 재창조하여 기존 세대와 Z세대까지 새롭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