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유튜브가 시간과 공간을 압축하면서 우리 삶의 속도를 더 높이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1999년 최고 속도 64Kbps 수준이던 무선인터넷은 10년이 지난 2009년에는 최고 속도 7.2Mbps로 빨라졌다. 2020년 발표한 시스코 연례 인터넷 보고서에 따르면 5G 시대의 인터넷 속도는 2023년까지 평균 속도가 초당 575Mbps일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만에 무려 79배가 빨라진 것이다.

이런 속도의 변화는 인터넷을 새로운 어떤 것이 아니라, 마치 공기처럼 생활 속 필수재로 인식하게 했다. 파일 하나 다운로드에 몇십 분씩 걸리는 것은 더 이상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실시간 스트리밍이 일반화된 시대에 사람들은 수많은 동영상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새로운 시청 형태를 보였다. 바로 빠르게 돌려보기다.

두번 탭해서 탐색’과 재생속도 조절 기능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볼 때, 화면 오른쪽을 두 번씩 톡톡 두드려가며 보는 경우가 많은가? 아직 이러한 10초 빨리감기 기능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요즘 젊은층은 자주 애용하는 기능이다. 즉, 화면 오른쪽 왼쪽을 두번씩 두드리며 10초 빨리감기 혹은 뒤로감기를 활용해 동영상을 콘트롤하며 시청하는 게 일반적인 것. 유튜브에서 ‘두번 탭하여 탐색’으로 이름 붙인 이 기능은 설정에서 그 시간을 5초부터 60초까지 다양하게 정할 수 있다. 또한 ‘재생속도’에서 1.25배 혹은 1.5배를 선택해 재생하는 것도 활용도가 높다.

이러한 기능의 활용은 빠르게 보며 영상의 핵심 내용만 습득하기 위함이다. 마치 책을 읽을 때 정독이 아닌, 훑어 읽기 하는 식이다. 그간 영상의 단점은 재생 시간을 온전히 투자해야만 정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를 사용자들은 빨리 감기, 재생 속도 빠르게 하기를 통해 극복한 것이다.

유튜브에서의 이 기능이 젊은층 중심으로 호응을 많이 얻자, 넷플릭스에서도 2018년에 ‘두번 탭하여 탐색’ 기능을 도입했다. 아울러 1.25배속이나 1.5배속 등 재생속도를 조정할 수 있는 기능도 순차적으로 적용했다. 넷플릭스의 특징 중 하나가 드라마나 예능의 경우 시즌 전체를 한꺼번에 올려서 몰아보기(Binge Watching)를 할 수 있게 하는데 이럴 때 속도 조정 기능이 무척 유용하다.

TV와 달리 드라마나 예능의 경우 시즌 전체를 한꺼번에 올려 한 번에 몰아 볼 수 있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거의 대부분 시즌 전편을 올린다. 그만큼 파괴력도 크다.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서 전편 공개되자 사람들은 관련 게임과 스토리에 열광했다. 완성된 드라마를 볼 수 있기에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전개할 수 있었다.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은 강력한 신드롬을 일으키며 2,140만 달러(약 253억 원)의 투자로 약 9억 달러(1조 원) 이상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회자됐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넷플릭스 제공)

몰아보기할 때는 속도 조절 기능이 무척 유용하다. 어떤 이는 만든 이의 의도와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정속으로 영상을 시청하지만 많은 소비자가 재미없는 부분은 건너뛰며(skip) 본다. 사실 1시간짜리 영상이 적게는 수편, 많게는 십수 편이 되는 시즌이나 시리즈를 정속으로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상당수 이용자들은 몰아보기를 할 때 1.25배속이나 1.5배속으로 보다가 중요한 장면은 ‘일반(1X)’로 재생하며 즐긴다. 현재 유튜브는 0.25배속부터 2배속까지 여러 단계로 속도조절이 가능하다. 넷플릭스는 0.5배속부터 1.5배속까지 4단계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은 한번 익숙해지고 나면 이후 일반 재생속도만 제공하는 플랫폼이나 플레이어를 만나면 답답함을 느끼게 될 정도다. 앞으로 동영상 재생서비스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기본적으로 고려 및 적용될 것이다.

속도 조절의 의미

영상 시청에서 속도의 조절 기능은 어떤 의미일까?

1차적으로는 영상이 가진 선형적(Linear) 특성 때문에 생기는 제약과 불편함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글자와 이미지가 배치된 신문 지면을 볼 때, 독자는 원하는대로 제목 위주로 여기저기 건너 뛰면서 읽고 싶은 걸 읽거나 볼 수 있다. 그런데 동영상은 시작점부터 끝날 때까지 연속적으로 재생되는 선형적 구조라서 보다가 지루함을 느껴 플레이버튼을 오른쪽으로 끌어당기고 싶지만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도 있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오징어게임’ 9편을 몰아보기 할 때 어떤 장면에서는 내용 전개가 너무 뻔하게 예상돼 넘어가고 싶지만 중요한 단서를 놓칠 수도 있어 그러지 못해 답답할 수 있다. 그래서 유튜브의 ‘두번 탭해서 탐색’기능과 재생속도 조절 기능 등은 그런 불편함을 해소하는 동영상 전문 플랫폼의 진화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진화는 콘텐츠가 좀 더 쌍방향적이고 유연해지는 방향성과 함께 이용자들에게 콘텐츠의 통제권을 강화해주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그리고, 공간의 압축도 있다. 원거리를 실시간으로 연결시켜 그 공간상의 격차를 줄여주는 것은 사실 대다수 디지털 플랫폼의 기본적인 특성이자 기술 진보의 결과이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원격 연결은 아무래도 오프라인의 실시간 대면접촉에 비해 선호가 덜했었다. 그러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 연결’의 수요가 폭증했고 zoom과 같은 직접적 솔루션도 급성장했다. 물리적으로 함께할 수 없는 거리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의 연결도 디지털 온라인이 중심인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라이브 스트리밍은 기능적 솔루션보다는 미디어 성격이 강한 스트리밍 플랫폼, 즉 유튜브에서 더 폭발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주식채널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들으며 출근하는 장면이나 BTS가 UN에서 연설과 공연을 펼치거나 AMA에서 수상소감을 밝히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는 것은 유튜브 덕분에 가능해진 풍경이다.

BTS의 UN연설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화면 (UN 공식 유튜브 채널)

결국 유튜브 덕분에 시간과 공간의 압축(time-space compression)이 가능해진 현실이다. 그 압축은 가속화로 이어진다. 마치 근대화시절, 대도시가 형성되면서 개인간의 상호작용이 빈번하고 빨라지면서 이동도 활발해져 삶의 속도가 빨라졌던 것처럼(Simmel, 1995) 모바일 시대에 유튜브와 같은 거대 플랫폼이 대도시의 역할을 일부 건네받은 걸로 이해할 수 있겠다.

유튜브를 통해 삶의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은 2022년에 더욱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과 와이즈리테일의 조사에서 2021년 1월 기준 우리나라의 유튜브 앱 사용자는 총 4,041만 명으로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의 88%에 달했다. 특히 주 사용층인 50대와 40대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수동적인 수용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 2년이란 세월은 유튜브 환경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도 했고, 특히 사회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이들 세대는 코로나19라는 급격한 사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유튜브를 활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은 유튜브의 빨리 감기 기능을 일상화하며 자신의 삶을 빠르게 가속화하는 현상이 확산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탐색비용 절감

이전에 웹 기반에서 포털의 검색 서비스가 사회적 탐색 비용을 상당 부분 감소시켰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백과사전을 통해 정보를 찾아보던 시절에 비교하면, 굳이 돈 주고 백과사전을 사지 않아도 검색서비스를 통한 정보습득에 무리가 없어졌고 훨씬 더 편리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전이 없어도 숙제를 하는데 어려움이 없어지게 되는 그 과정 자체가 사회적 탐색비용의 감소로 풀이할 수 있겠다. 검색을 통한 빠른 정보 습득이 상당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웹 기반에서 이용자 기반을 공고하게 넓혀오며, 웹 포털은 큰 성장을 일궈왔다.

그런데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유튜브가 포털의 입지를 구축하며 빠르게 약진해 나가고 있고 그 속에서 어떤 정보나 유의미한 정보 내지 다양한 오락적 콘텐츠들을 상당히 빠르게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연결을 시켜줌으로써, 유튜브가 없었다면 더 치렀어야 할 탐색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하는 강점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사회적 탐색비용이 줄면서, 커뮤니케이션이나 콘텐츠 소비 유통 이런 측면에 있어서의 많은 부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적인 예로 유튜브내 영화 채널의 리뷰영상을 살펴볼 수 있다. 100분이 넘는 영화 한 편을 10~20분으로 요점 정리하듯 압축해서 설명해주는 리뷰영상이 많은데 인기가 높다. 어떤 영화는 리뷰를 보고 직접 찾아서 전편을 감상하기도 하지만, 댓글에서 나타나듯 대부분 경우는 스포일러도 신경 안 쓰고(스포를 무서워한다는 건 그 영화 전체를 시청할거란 전제가 있을 때 작동하는 논리다) 전체 흐름과 함께 핵심적인 내용을 섭취하는 걸로 충분하게 해당 영화를 즐겼다고 여기는 경향이 보여진다. 결국 이용자들이 ‘압축’을 선호하면서 탐색비용을 줄이는 현장인 셈이다.

유튜브 채널 '영화대장'의 영화 '올드' 리뷰 영상

유튜브는 과연 숏폼까지 장악할까?

문화적 측면에서 영상 관련한 가속화 현상은 숏폼 동영상 열풍에서도 잘 나타난다. 틱톡을 시작으로 거대한 트렌드가 된 숏폼비디오 현상은 유튜브에도 영향을 주었다. 유튜브는 ‘Shorts’라는 숏폼비디오 기능을 출시하며 숏폼비디오가 소셜미디어를 넘어 영상 플랫폼 내에서도 거대한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인스타그램 역시 ‘릴스(Reels)’를 페이스북에도 도입하여 숏폼 동영상 시장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좌측부터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이 이미 2020년 1분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1위를 차지했고 이 시기에 약 3억 2천회 가량 다운로드 되며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내며 숏폼 비디오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과연 유튜브가 틱톡이 차지한 숏폼 비디오 시장에서 승리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팬데믹과 함께 이 가속화 현상은 더 극적으로 나타났다. 이제 2022년, 재시동과 회복의 국면에서 가속화는 더 진전되고 생활 속에 스며들 것이다.

씨로켓 유튜브 트렌드 시리즈

[YT #1] 새로운 바보상자, 유튜브
씨로켓에서는 이달후반 발간 목표로 요즘 ‘유튜브 트렌드 2022’ 원고 작업이 한창입니다.(씨로켓리서치랩에서 유튜브 트렌드 2020, 2021을 계속 펴낸 건 알고 계시죠?^^) 그 와중에 오늘부터 이 씨로켓 매체에 유튜브 관련 연재도 시작합니다. 미디어지형도상 워낙에 유튜브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봅니다. 플랫폼의 특성과 시장 분석, 채널 운영상 노하우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룰
[YT #2] 인플루언서 마케팅 A to Z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현재 가장 주목받는 마케팅 방식 중 하나다.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강세로, 기업들은 이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상당수 진행하거나 계획 중이다. 오늘은 유튜버를 포함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A to Z 를 알아보자.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현재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기업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커뮤니케이터’ 역할이제는 기업의 메시지를
[YT#3] 유튜브 속, 뉴트로 인기
과거의 히트송들을 스트리밍하면서 촉발된 레트로(Retro, 복고풍) 트렌드는 유튜브 세상에서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오분순삭’을 필두로 과거의 TV에서 방송되었던 인기 프로그램 콘텐츠들이 이제는 유튜브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MBC의 ‘무한도전’, KBS의 ‘개그콘서트’ 등 한 시대를 주름잡았지만 이제는 TV에서 볼 수 없는 인기 프로그램들이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세대들에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레트로 열풍과
[YT #4] 쌍방향 플랫폼, 유튜브!
퇴근하면서 ‘집에 연락해 조명을 켜고 거실 청소를 하고 피자를 주문해 두고… 미래형 ‘홈 오토메이션’ 서비스를 설명하는 영상에 단골로 나오는 장면들이다. 물건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이 사람과 직접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렇듯 기술적으로는 이미 불가능의 경계선이 무너졌고 상상하는 웬만한 것들이 생활 속에 구현되고 있다. AI 스피커와 대화하는 건 이미 익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