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플루언서란 무엇인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통해 실제 사람과 흡사하게 만든 가상의 인물을 제작하여 인플루언서로 활용할 때 가상 인플루언서, 혹은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라고 부른다. 실제 인플루언서처럼 SNS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내며 광고모델, 마케팅 활동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다양한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출현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좌)와 릴 미켈라(우)

대표적인 인플루언서로는 국내에는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가 제작한 '로지'가 있다. SNS에서 10만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해외의 경우에는 미국 스타트 기업인 ‘브러드(Brud)’에서 2016년 출시한 가상 모델 겸 뮤지션 '릴 미켈라(Lil Miquela)'가 유명하다. 310만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의 시작과 변화

국내 사이버가수 아담(좌)와 일본의 다테 쿄코(우)

가상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1996년 일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 최초의 사이버 가수로 불리는 ‘다테 쿄코’가 가상 인플루언서 혹은 가상 연예인의 시작이 되었다. 그 후 국내에서는 1997년 사이버 가수 ‘아담’이 등장하면서 가상 연예인의 시대가 열릴 것 같았다. 하지만 당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한계로 인해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많았고 비용 문제도 있어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기 어려웠다.

하츠네 미쿠 홀로그램 콘서트

대신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발달로 높은 수준의 캐릭터 산업이 성장했고 이를 활용하여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제작하여 가상 연예인으로 활용하였다. 대표적으로 ‘하츠네 미쿠’라는 캐릭터가 있다. 2007년 처음 선보인 하츠네 미쿠는 '보컬로이드'라는 음성 합성엔진을 활용한 캐릭터다. 가상 가수로써 홀로그램을 활용한 콘서트를 열기도 하는데, 현재는 일본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인기를 얻고 있다.

왜 떠오르기 시작했는가?

최근에 가상 인플루언서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1. 기술적 한계 극복

이전 가상 인플루언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기술적 한계로 인한 ‘부자연스러움’이다. 가상의 인물을 제작하거나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영화등을 제작할 때 나오는 공통된 문제점인데 이를 '불쾌한 골짜기'라고 칭하기도 한다.

마사히로 모리의 '불쾌한 골짜기 이론'

불쾌한 골짜기란 1970년 일본의 로봇 공학자 마사히로 모리는 유명한 저서 ‘불쾌한 골짜기’에서 나온 이론으로 ‘로봇이 인간과 닮아가는 정도가 높아지면 어떤 지점에서부터는 혐오도가 급격히 높아진다’라는 책 제목과 동일한 이론을 선보였다. 후에 로봇보다는 미디어 산업의 급성장으로 인해 캐릭터, CG 분야에서 더 많이 쓰여지는 이론이 되었다.

2004년 ‘폴라 익스프레스’의 개봉은 결정적이었다. 1995년 개봉된 ‘토이 스토리’ 이래로 CG 애니메이션은 상대적으로 표현이 용이한 사물 또는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야 한다는 관행이 있어왔다. 하지만 폴라 익스프레스 제작 당시 실제 배우들의 표정과 움직임을 캡쳐해, 실제 사람과 가깝게 만든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개봉 이후 관람객들의 평가는 오히려 캐릭터에 대해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이후 가상 캐릭터나 인물을 제작할 때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오히려 사람과 동떨어진 모습을 고려하게 되었다.

영화 폴라익스프레스 속 등장인물들

그러나 최근 가상 인플루언서의 모습은 사람과 흡사하게 만들었다.. 자칫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달로 피부톤까지 세밀하게 묘사하여 사진이나 영상으로 볼 때 실제 사람과 동일한 수준까지 제작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실제로 다양한 마케팅 사례에서 처음에 가상 인플루언서임을 밝히지 않았을 경우, 소비자들이 해당 모델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기도 했다. 따라서 최근 가상 인플루언서에 대한 사람들의 호감과 관심은 가상의 인물이 불쾌한 골짜기 영역을 벗어난 사례이며, 가상 인플루언서가 향후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가상 인플루언서만의 장점

가상 인플루언서가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 각광을 받는 것은 바로 가상 인플루언서만의 장점 때문이다. 먼저 가상 인플루언서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모든 장면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거기에 최근 떠오르는 메타버스와 같이 가상 공간에서도 아무런 제약없이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또한 가상 인플루언서의 장점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사람과 달리 아프거나 늙지도 않기 때문에 인기만 유지된다면 활동기간이 무한하다. 오히려 기술이 발전할수록 가상 인플루언서는 더 발전하고 광고 브랜드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게다가 광고주는 모델로 인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실제 연예인 모델들이 사생활 논란 등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광고 브랜드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 인플루언서는 그러한 사생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주의 리스크를 현격히 줄여줄 수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 마케팅 활용 사례

가상 인플루언서는 대부분 패션과 뷰티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산업과 관련없이 젊은 고객을 공략하고자 하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LF 질바이질스튜어트 전속모델 ‘로지’

LF의 영캐주얼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가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전속모델로 선정했다. 로지는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탄생한 ‘가상 인플루언서’이며 외모뿐만 아니라 패션, 여행, 라이프스타일까지 MZ세대의 취향을 닮아 영캐쥬얼 브랜드 모델로 매우 적합했다.

신한라이프 영상 광고

신한라이프는 첫 출범 광고 영상의 모델로 ‘로지’를 선정하였다. 광고 속에서 로지는 숲속과 도심, 지하철 등을 오가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데 영상은 공개 1주일여만에 유튜브 조회 수가 83만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해당 광고가 더욱 놀라운 것은 처음 광고가 공개될 때 광고모델이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임을 밝히지 않았는데, 대다수 사람들의 반응은 가상 인플루언서임을 거의 눈치채지 못하고 해당 모델이 누구인지, ‘만나보고 싶다’ 등 일반 사람 모델에 대한 반응이 나타났었다. 이후 가상 모델임이 공개되면서 2차 바이럴 효과까지 발생하면서 매우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롯데홈쇼핑 가상 쇼호스트 루시

이번엔 모델을 넘어 쇼호스트다. 바로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다. 루시는 가상 쇼호스트겸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올해 2월부터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5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루시는 실제 촬영한 이미지에 가상의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보통 소셜미디어를 통해 패션업계의 다양한 트렌드를 소개하며, 추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음성 표현 기술을 적용하여 가상 상담원까지 수행할 계획이다.

가상 인플루언서의 미래

가상 인플루언서는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면 종전 사례처럼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인가?

기술의 발달로 점차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완벽한 모습의 가상 인플루언서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미래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기술로도 완벽하게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며 결국 소비자가 가상의 인물임을 인지하고 있다면 결코 실제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인간답게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가상 인플루언서의 컨셉에 부합하는 스토리를 구상해 간극을 좁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하나의 마케팅 방법으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가상 인플루언서 역시 그 중요성이 커졌다. 이제는 가상 인플루언서는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메타버스 등 가상 공간의 확장으로 중요성이 더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