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가 되려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커머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인플루언서 커머스 루한(RUHNN), 미국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쇼핑몰 리볼버(Revolve)가 나스닥에 상장했다. KOTRA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가 약 2조 원대까지 성장할 것이라 예 측했고, 전세계적으로는 1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예측하지 못했던 인플루언서 위기 이슈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 ‘약사 유튜버 OOOO에 대해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로 인한 논란이 불거지자 약쿠르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삭제하고 인스타그램 게시물까지 정리했다. 문제가 터지기 전 24만 명의 구독자에서 이슈 발생 후 3만명의 구독자가 이탈해 지금은 21만 명으로 줄었다. 최근 유튜버 양팡이 사문서 위조와 계약금 먹튀 의혹에 해명 영상으로 반박했다. 부산시 홍보대사로 임명될 만큼 높은 인지도를 가진 양팡의 유튜브 채널은 총 256만 명(4월 28일 기준)의 구독자를 갖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고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면서 양팡의 구독자는 하루 사이에 1만 명이 급감했다. 다른 이들은 어떨까.

논란 이후 영상이 모두 삭제된 약쿠루트 채널

성공한 외식업자로 불리는 이여영대표와 전직 경제 기자 두 사람이 경제기사와 산업 이슈를 나눴던 유튜브 채널 ‘고잉투파’. 지난 2월 일요신문에 이여영 대표가 크라우드 펀딩한 제품에 이슈가 발생했다며 기사가 나왔다. 기자와 SNS 공방을 펼치던 이 대표는 현재 고잉투파를 포함해 SNS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4월 25일, ‘월향’ 외식사업을 불려온 이여영 대표는 자사 직원뿐 아니라 남편인 임정식 셰프로부터 횡령 등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기사가 나온 상태다. 더이상 이 대표가 출연하지 않지만 고잉투파 채널에서도 이슈 이후 구독자의 이탈을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이슈가 터지자마자 유튜브채널에서는 대부분 구독자 감소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유명 유튜브 채널과 인플루언서들이 사회적 논란에 휩싸이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뚜렷한 대응책은 마련되어있지 않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실정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측면에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지만, 여기서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두고 주요 사례와 개선방안을 살펴보자.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위기’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캐슬린 펀 뱅크스(Kathleen Fearn Banks)는 조직, 회사, 산업 및 이들과 관련된 제품, 서비스, 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주요 사건들로 위기를 정의한다. 효과적인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우선 위기의 유형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어떤 조직에 특정한 위기가 발생할 때 그 위기의 유형을 잘 파악하는 것은 후속으로 발생하는 일련의 과정을 잘 대비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텍사스 A&M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티머시 쿰스는 위기의 유형을 책임성 정도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했다. 이러한 위기들은 희생자 집단에서 예방 가능 집단으로 갈수록 위기의 책임성에 대한 원인이 커지며, 조직의 평판에 대한 위협이 늘어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차적인 위기책임성이 클수록, 과거 비슷한 위기 전력이 있을수록, 평소 관계가 나쁠수록 조직의 평판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Attribution theory as a guide for post-crisis communicationresearch. Public Relations Review Coombs,W.T (2007)

희생자 집단 : 자연재해, 소문, 작업장 폭력, 제품 손상을 포함

사고 집단 : 조직 행위에 대한 문제 제기, 기술 관련 실수로 인한 사고, 기술 관련 실수로 인한 제품 결함을 의미

예방 집단 : 의도적으로 일어난 위기를 말하며 사람의 실수에 의한 사고, 사람의 실수에 의한 제품 결함, 조직과 경영진의 비행 등을 지칭한다.

인플루언서 위기관리 사례분석

2018년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주류 마케팅으로 정착하는 시기였다면, 2019년은 기업들이 인플루언서에 열광한 유저들의 빠른 구매 전환을 위해 그들과 협업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겼다. 2020년에는 단순한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넘어 “어떤 사람이 파는가”가 상품을 차별화하는 경쟁의 요소가 될 만큼 인플루언서들의 신뢰가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쿰스의 분류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인플루언서의 위기관리는 대부분 ‘예방 집단’에서 일어나는 의도적인 위기들로 분류된다.

윾튜브 영상 캡쳐 ㅣ Youtube

CASE.1 윾튜브

위기의 발생과 전개
윾튜브는 보수성향으로 한때 60만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해 주목을 받았지만 과거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세월호 참사와 천안함 희생자, 대구 지하철 참사 피해자를 조롱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그가 유튜브에 올린 콘텐츠 역시 조롱과 혐오 등으로 논란이 되자 유튜브는 가이드라인 누적 위반을 이유로 영구 퇴출됐다. 퇴출 당시 언론 기사들이 나올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윾튜브의 대응
유튜브에 채널을 만들어 복귀를 시도했다. 안전모를 쓰고 선글라스를 끼며 마스크를 한 채로 얼굴을 가리고 ‘노가다 김씨’로 방송을 진행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을 ‘페미 법안’이라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20~30대 남성에게 지능이 문제라는 등 거친 언행을 보였다.

위기의 종결
‘인기 상승 중인 크리에이터’에 선정되었다가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삭제됐다. 윾튜브는 여러 계정을 만들어 다시 활동하려 했지만 유튜브에서 영구 정지 크리에이터는 다시 채널을 만들어도 퇴출한다며 채널이 삭제됐다.

문제점 및 교훈
문제가 생기자 윾튜브는 사과 영상을 올렸고 자신의 과거 잘못을 뉘우친다는 식의 행동을 취했다. 하지만 유튜브 가이드라인 위반으로 채널이 없어졌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주변 지인 영상에 등장해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꾸준하게 취해왔다. 윾튜브와 관련해서는 자신이 만든 논란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반성을 하는지에 대해 의심하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평가가 많다.

워크맨 영상 캡쳐 ㅣ Youtube

CASE2. 워크맨

위기의 발생과 전개
3월 11일 “이제 접습니다”라는 타이틀로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던 피자 상자 접기 부업에 도전한 방송인 장성규, 김민아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18개 노무 시작'이라는 자막이 등장해 '일베' 의혹을 받은 것이다. ‘노무’는 극우사이트 일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표현으로 사용됐다.

워크맨의 대응
논란이 불거진 후 ‘워크맨’ 측은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특정 커뮤니티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글을 게재하며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그렇지만 시청자들의 비판은 계속 이어졌다. 그동안 온갖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던 표현들을 자막으로 사용하던 '워크맨'이었던 만큼, 유독 일베 표현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라는 것에 대해서도 "정말 몰랐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주일 후, 방송인 장성규 씨의 사과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편집없이 업로드 되기도 했다.

위기의 진행
일베 논란 전에 401만 명의 구독자수를 자랑했던 '워크맨'은 하루 만에 구독자수 8만 명이 감소해 379만 명(20년 4/28일 기준)이 됐다. 3월 13일, JTBC 디지털 스튜디오 룰루랄라 관계자는 “'워크맨' 고동완 PD가 하차한다”며 이번 일이 있기 전부터 원래 계획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문제점 및 교훈
방송에서의 일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해당 제작진은 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할 때에도 일베 로고 삽입 이슈로 유관성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구독자들이 일관되게 요청하는 것은 제작진의 뭉뚱그린 답변이 아니라 담당 PD가 책임감 있고 진솔하게 해명을 제대로 듣고 싶다는 점이다.

임블리 공식사과 영상 캡쳐 ㅣ Youtube

CASE3. 임블리

위기의 발생과 전개
작년 4월, 한 소비자의 호박즙 제품 이물질 불만에 대해 책임회피와 불통으로 대응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임블리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불만을 제기한 고객을 상대로 초기 환불을 거부하는 등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논란이 일었다. 임블리 제품 전반에 대한 품질 불량과 화장품 부작용 사례, 기업의 갑질 경영 행태에 대한 제보가 급속히 SNS에 확산됐고, 고객의 불만과 문의가 쇄도했다.

임블리의 대응
소통과 홍보의 축으로 삼았던 SNS계정의 댓글 기능과 쇼핑몰 고객 게시판을 폐쇄하며 고객을 응대했다. 수많은 고객 불만과 제보가 피해자 SNS 계정인 임블리쏘리(@imve-ly_sorry)를 중심으로 모여들면서 더 크게 확산되기도 했다. 임 전 상무는 사과문과 함께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으나, 얼마 뒤 임블리쏘리 계정을 명예훼손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소비자와의 갈등이 더욱 심해졌다.

위기의 진행
현재는 쇼핑몰 임블리를 고발하는 피해자 SNS계정 임블리쏘리 측이 임지현 전 상무를허위과대광고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문제점 및 교훈
불만을 제기한 고객을 상대로 초기 환불을 거부하는 등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논란이 일었다. 소셜미디어는 위기 대처와 관리에 있어 가장 중시해야 할 소통매체 중 하나다. 사건 초기에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기회를 번번이 놓치고 결국 가래로도 막기 힘들 정도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점에서 실패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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