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테슬라의 실적 발표 기사가 쏟아집니다. 넷플릭스는 11년만의 가입자 감소로 부정적 진단과 전망이, 테슬라는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에 긍정적 시선이 많습니다. 테슬라의 호실적은 간단하게, 넷플릭스의 부진과 광고모델 도입 이야기 등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정리해 봤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일론 머스크가 넷플릭스를 향해 한마디 한 것도 있어서 그 이야기까지 덧붙였습니다.

[Key Points]

  1. 테슬라 : 어닝서프라이즈 기록/ 머스크는 인플레 걱정
    -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87% 성장, 순익은 7배 넘게 증가
    - 부품비용 증가 등 인플레이션 우려 + 상하이 공장 조업중단 여파 우려
  2. 넷플릭스 : 11년만에 가입자 감소, 주가 폭락/ 광고모델 도입키로
    - 전년동기 대비 20만명 감소. 2분기도 200만명 감소 전망.
    - 광고기반 값싼 모델 도입 방침 + 계정 공유 단속 및 과금 예정

3. 일론 머스크가 넷플릭스에 던진 말
   "The woke mind virus is making Netflix unwatchable"


1. Tesla

실적 발표 관련 기본적인 내용은 이미 기사를 통해 접하셨죠? 대체로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대박이었다는 내용입니다. 1분기에 31만대 남짓, 즉 차를 많이 판 데다 차량 가격을 인상했기에 실적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컨퍼런스 콜에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큰 만큼 우려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원자재와 물류비용 증가가 불가피한데 그렇다고 차량 가격을 계속 올릴 수도 없으니 고민인 것이죠. 아울러,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23일 가량 조업이 중단됐던 상하이 공장의 여파가 차후에 실적 상승의 장애요인이 될 거란 점도 밝혔습니다.  

조금 자세한 설명은 아래 유튜브 동영상이 참고하기 좋은 듯 합니다. (1분33초~15분03초)

영상 보기

테슬라의 경우, 요즘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하겠다고 천명하는 바람에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처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면서 주주들이 부정적 분위기가 있었죠. 그 와중에 1,000달러 넘어섰던 주가도 아래로 떨어졌었고요. 하지만 호실적 덕분에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네요.

일론 머스크가 인플레이션 걱정을 많이 하는 요인 중 하나는, 그동안 5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왔고 스스로는 그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호언장담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생각 못했던 외생 변수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지다보니 불안감이 증폭된 걸로 이해됩니다.

2. Netflix

무엇보다 가입자 감소가 충격적 뉴스였습니다. 당초 넷플릭스는 1분기에 250만명의 유료구독자 증가를 예상했었다 합니다. 그런데 거꾸로 20만명이 줄어들었으니, 제법 여파가 커보입니다. 실적 관련 자세한 브리핑은 OTT 전문가인 한정훈님의 글(아래 링크)과 제레미님의 글 '넷플릭스의 시대는 끝난 것일까'를 참고하심 좋을 듯 합니다.

[스트리밍]넷플릭스 1분기 20만 명 감소...”글로벌”이 해답
넷플릭스 2022년 1분기, 가입자 순감 20만 명, 전체 가입자 2억 2,000만 명 선에 머물러. 러시아-우크라이나,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 스마트TV로의 무게 중심 이동 등의 악재가 겹친 결과. 다양한 수익원이 필요한 시점

넷플릭스 사업모델 다각화가 큰 숙제

넷플릭스의 목표주가를 낮춘 증권사도 많이 나왔는데요. 관련해서 유튜버 '뉴욕주민'님이 넷플릭스 밸류에이션에 대해 다룬 영상도 흥미롭습니다. 한때 FAANG이라고 해서 넷플릭스를 빅테크 선두그룹에 포함해 불렀는데, 의아했다고 지적하네요. 단순히 구독이란 사업모델만 갖춘 곳이어서 그렇단거죠. 결국 결론은, 넷플릭스가 사업모델을 다양화하는게 중요한 숙제라고 강조합니다.

관련해서 넷플릭스 경영진도 이미 깊은 고민을 하는 부분 같습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도 가입자 감소의 충격파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광고기반 저가 모델' 도입을 밝혔죠. 그동안은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과 함께 몰아보기(Binge Watching) 등 콘텐츠 시청경험 제고에 집중해온 넷플릭스는 '광고' 얘기만 나오면 손을 내저었었죠. 하지만 이제는 수세적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꺼내는 모양새가 됐지만, 이미 시장에선 광고모델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그리고, 가입자 감소 현상을 온통 부정적으로만 언급합니다만 조금 다른 각도에서 해석할 여지도 있어 보입니다. 즉, 이는 '가입자 포화'를 뜻하기도 하니(실제로 아시아를 제외하고 전세계적으로 감소세가 나타났으며 핵심 시장인 북미권은 확실하게 포화현상이 나타났지요) 그동안 그만큼 선두주자로서 폭넓은 이용자 기반을 갖춰왔고 많은 이들의 일상 속 문화로 스며드는데 성공했음을 뜻한다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앞서 인용한 글에서도 지적하듯 최근 가입자들의 해지 즉 이탈이 늘어나기 시작한 요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가격 인상'으로 드러나는데요. 광고를 도입하더라도 저가 모델의 선택지가 있으면 이용자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을 알 수 있으며 그것이 사업적으로 넷플릭스의 가치를 훼손할 정도는 아닐거라고 봅니다. 그만큼 대중적 플랫폼이 되었으니까요.

관련해서, 광고를 도입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에 대한 글(AdAge)도 벌써 나오고 있네요.

How Netflix can build its ad business
Streaming giant’s fastest way to turn on the ad spigot is to partner with ad tech firms for targeting and measurement.

핵심적 전망은 이미 디즈니 등 다른 스트리밍 업체들이 하듯 Ad Tech 회사와 제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고요. 넷플릭스가 이용자들의 1차적 정보를 많이 갖고 있어서 타깃팅과 분석 등에 있어 강점이 많을거라는 진단도 나옵니다. 아울러, 통상적으로 하듯이 콘텐츠를 자르고 광고를 앞뒤로 붙이는 방식 외에 브랜드들과 협업해서 오리지널처럼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안도 시도될 수 있을거란 예상도 있네요.

넷플릭스가 열어젖힌 스트리밍 시대로의 전환, 그 파도는 누구를 향할까?

저는 페이스북에 넷플릭스 실적 기사를 공유하면서 '넷플릭스 주가의 출렁임은 왠지 하얀 포말처럼 보이고,그 아래의 커다란 파도를 주목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썼는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 일상 속에 그만큼 깊이 스며들었다는 의미이고, 이렇게 스트리밍 기반으로의 전환이 본격화할 때,가장 타격을 받을 곳은 어디일까에 대한 궁금증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기존의 방송사업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편성을 통해 시청자의 생활시간대를 주무르던 편성권력이 해체되고 있고, 이는 프라임타임의 광고단가를 떠받치던 힘의 약화 및 수익 악화로 연결될 수 밖에 없겠죠. 코로나로 인해 스트리밍 기반으로의 전환이 빨라진 측면도 있는데요. 한편으론, 2020년 급속히 위축됐던 광고시장이 2021년 재개되면서 전통적 방송사업자들이 단기적으로 광고수익 호황을 누리고 있죠. 이때가 절박한 심정으로 과감한 투자를 해야할 시기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생활 문화속의 콘텐츠 소비행태가 바뀌어가고 있고, 시장 질서도 재편될 거란 전망에 주목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동반하죠. 이번 실적발표 얘기 속에서도 반짝 빛나는 대목은 K-콘텐츠 얘기가 중요하게 언급되는 점입니다. 넷플릭스측은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성장이 미국 외의 시장에서 이뤄질 것"이라면서 한국 콘텐츠를 비롯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오징어게임'과 '지금우리학교는'이 계속 회자되는 등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과 위상을 실감케 하는 장면인데요. 한국 입장에선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고 봅니다.

일론 머스크가 넷플릭스에 대해 언급한 트윗

일론 머스크가 넷플릭스의 충격적 실적 소식에 대해 한마디 한 게 화제인데요. 아래 이미지처럼 슬래시닷이 전한 소식을 리트윗하면서 'The woke mind virus is making Netflix unwatchable'이라고 썼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woke'는 'wake(깨다, 일깨우다)'의 과거형이고, 'woke mind'는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에 맞서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걸 뜻합니다. 그래서 'woke mind virus'란 표현은 대략 '선비정신' 혹은 속어로 쓰이는 '깨시민정신' 쯤으로 번역 가능할 듯 합니다.

이게 넷플릭스를 덜보게 만든다는 건 또, 어떤 의미일까요? 이는 'woke'가 최근 흑인과 여성 등 소수자의 권익을 중시하는 사회운동의 흐름(반대 목소리도 있는 등 논란을 빚기도 하죠)과 맞닿아 있는데 영화·드라마 주인공 캐스팅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고 넷플릭스도 이를 지지하는 것과 연관된 얘기로 해석됩니다. 즉, 머스크는 인종과 성별 간 균형을 인위적으로 맞추려다보니 재미가 떨어진다는 논쟁적 대목을 끄집어낸 셈이죠.

그런데, 이 'woke'란 단어가 그렇게 단순하게 이해하고 넘어가기엔 그 속에 담긴 이력이랄까 사회적 맥락이 간단치 않아 보입니다. 구글링 해보니 NYT 한 매체에서만 이 단어를 다룬 기사도 무척 많네요. 이를테면 아예 The War on ‘Wokeness’라는 제목의 글도 있을 정도입니다. 어쨌든 주요한 사회적 맥락은 추후 다시 살펴보고 싶은 주제이고요. 오늘 머스크의 얘기를 해석하는데 있어서는 NYT의 이 기사가 도움이 됐습니다. 'Woke'가 80~90년대에 자주 쓰이던 PC(Politically Correct)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 담겨 있는데요. 즉, 어느 순간부터 객관적 용어로 읽히지 않고 하나의 모욕처럼 강한 단어가 되어버렸다는 것이죠. 이때 강하다는 의미는 정파적으로 한쪽 입장에 쏠린 것도 포함하며 주로 좌파진영의 신념을 뜻합니다. 비록 그 속에 소수자의 권익을 위하는 정당한 주장이 들어 있다 하더라도 상당부분 생략되고 결과적으로는 과한 단순화를 거치며 정파적 주장처럼 이해되기 일쑤라는 것이죠. 일론 머스크 덕분에 영어 공부를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