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SNS/커뮤니티 앱 사용 현황을 정리한 모바일인덱스의 자료를 보다가 '젠리(zenly)'가 뜨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이미 두어해 전부터 제법 화제가 되고 있었군요. 때마침 이번주에 KBS에서도 자세히 다뤘네요.

[ET] “1시간째 거기서 뭐해?”…‘자발적 위치 추적’ 당하는 이유?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4월12일(화) 17:50~18:25 KB...

2015년 프랑스에서 만든 앱인데, 2017년 미국의 스냅이 약 2,620억원(2,133억달러)에 인수를 한 뒤 스냅챗에서도 스냅맵을 런칭하며 응용했네요.

정확히 어떤 앱이고, 특징은 무엇인지 간단히 살펴봅니다.

1. 젠리(zenly)란?

친구 사이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지도기반의 무료 앱인데요.('지금 어디야?'를 물을 필요가 없겠죠)  자발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친구들과 공유하다보니 서로가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셈입니다. 위의 인포그래픽에서 보듯, 국내에선 10대 청소년만이 40대 학부모들도 다수 사용중이어서 학생들의 동선이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도 많이 쓰여지는 듯 합니다. 2015년 프랑스에서 앙투안 마틴(Antoine Martin)과 알렉시스 보닐로(Alexis Bonillo)가 만들었고 2017년 스냅이 인수 후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3월말기준 구글 Playstore에서 다운로드 5천만회 이상과 리뷰 40만개를 기록하며 소셜부문 8위 인기앱으로 올라 있습니다.

2. 주요 특징

앱을 깔아보니 위치정보를 포함 개인정보 공유를 많이 하도록 권장하네요. 친구가 3명이상 되어야 나의 조회기록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인싸'들을 우선하는 느낌이네요. 앱을 제대로 써 본 후기는 불가피 검색을 통해 다양한 피드백을 종합했습니다.  

1) 위치기반의 SNS
   - 친구가 어디에 있는지를 지도 상에서 바로 보여줍니다. 집인지 사무실인지도 표시하며 얼마나 머물고 있는지 시간도 표기해주고요. (사용자가 스스로 위치를 고정시킬 수도 있음) 이 부분은 이동의 맥락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특히 학부모와 자녀가 서로 언제쯤 귀가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안심측면 유용성이 있겠죠. 심지어 친구 스마트폰의 배터리 상태도 보여주네요(청소년들이 배터리에 예민한 것을 반영한 측면. 또한 '배터리 없어 연락 못했어'가 통하지 않겠죠),

   - 주기적으로 GPS 활용해 위치정보를 업데이트 합니다. 친구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이동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걷기 혹은 운전) 등도 알려줍니다.

2) 직관적인 UX(이용자 경험)

- 친구가 메시지를 보내면, 지도상의 어디에 있는 누가 내게 몇개를 보냈는지 숫자를 표시한 알림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메시지 주고받을 때, 글자 크기를 키워서 보낼 수도 있습니다. (큰 글자는 전송버튼을 위로 끌어올리면 확대된다네요)

큰 글씨 보내기 등 직관적 UX가 돋보인다는 후기(워커비님의 체험기)

- 친구가 많을수록 더 다양하고 많은 이모티콘 만들 수 있게 했다네요. 여기서도 '인싸' 우선주의를 느끼게 합니다.
-  또한 친구와의 우정 히스토리(얼마나 자주 만났는지, 친구된지 며칠됐는지 등)도 보여줍니다.
- Bump 기능 : A와 B가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경우 지도상에 불꽃이 표시된다. '불타는 사이'라는 의미. 이때 둘이 휴대폰을 흔들면 이들과 공통으로 친구인 사용자들에게 'A님과 B님이 함께 있다'는 알림이 간다. 이게 범프(bump)기능이다. SNS의 기본적 특성인 관계 확장을 돕는 기능이다.

3) 위치정보의 양면성 - 투명모드 vs. 유령모드(안개모드/ 얼음모드)

젠리의 가장 큰 강점이자 단점이 바로 위치정보 기능인데요. 아무래도 위치 추적을 통해 스토킹 등 악용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비판이 제법 나오게 마련이죠. 최근 한 기사(위치추적 앱 젠리 vs. 오빠믿지 전격 비교)에서는 12년전쯤 유행했던 위치추적 앱 '오빠 믿지'가 그런 개인정보 보호 이슈로 서비스를 접었던 사례를 지적하며 젠리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젠리는 개인정보 노출을 이용자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는데요. 일단 평소에 모든 정보를 다 오픈해 놓은 '투명 모드'를 디폴트로 삼고 있지만, 내가 정보를 제어할 수 있는 유령모드가 있습니다. 유령모드에는 '안개모드'와 '얼음모드' 두 가지가 있는데요. '안개모드'는 설정을 하게 되면 대략적인 위치만 보여지게 됩니다. 이를테면 동네가 아니라 구 단위의 광범한 정보만 나오는거죠.

그리고, 얼음 모드는 이용자 스스로 정보를 얼려둘 수 있게 한 겁니다. 즉, 만약 이용자가 학원에 가서 얼음 모드를 8시간 동안 설정한다고 하면 그 시간중에 어디를 가든 8시간 동안은 내내 학원에 있는 것처럼(일종의 위장효과) 위치정보가 표시되는거죠.

반면에 위치정보가 표시되는 것의 강점도 거론되는데요. 기본적으로 친한 사이에 소통을 원활히 하거나 만남을 더 촉진하는 측면도 있고 나아가 앞서 언급했듯 학부모와 자녀사이의 이동정보 공유로 안심을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3. 스냅은 zenly를 왜 샀을까?

2017년 스냅이 스냅맵을 오픈할 무렵 Techcrunch의 보도로 젠리를 인수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스냅은 스냅챗이 인스타그램과의 경쟁구도 속에서 돌파구를 찾는데 있어 zenly가 도움된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는게 여러 매체의 분석이다.

왼쪽이 zenly, 오른쪽은 스냅이 젠리 카피해 오픈한 스냅맵

인스타그램과 스냅챗 등에서 보여지듯, 10대 등 젊은 층은 어느 정도 신뢰할만한 서비스 플랫폼에서는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고 공유하는데 거리낌이 덜하고 오히려 즐기는 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스냅은 zenly처럼 지도와 위치정보를 공유하는 장치가 충분히 젊은 이용자들을 사로잡는 무기가 될 것으로 보고 과감히 투자한 셈이다.

그럼 실제로 그 효과가 나타났을까, 즉 얼마나 성과를 얻었을까? 일단 긍정적으로 추정되며 이용자 증가추세가 뒷받침돼 보인다.

2016년부터 2021년 사이의 스냅챗의 분기별 이용자수 추이(빨간 박스가 2017년)

2017년 상반기 zenly 인수와 함께 6월에 곧바로 스냅맵을 출시했는데 그해 하반기 이용자수 증가추세는 양호해 보이는만큼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는 의미다. 2018년 주춤하던 스냅챗은 2019년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데, 이는 스냅맵보다는 틱톡과 유사한 동영상 서비스 즉, '스포트라이트(spotlight)' 등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인스타그램의 약진 속에서 스냅은 젠리 인수와 동영상서비스 출시 등으로 계속 돌파구를 찾아가며 위기를 타개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아무튼 국내에서 젠리가 계속 약진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눈길이 간다. 이는 종전의 인스턴트 메신저 '버디버디'(2000년부터 2012년까지 서비스)가 중고생들이 주로 쓰면서 10대들의 '힙한' 서비스의 대명사가 됐던 사례도 떠오르게 한다.

10대들이 많이 쓰는, 동시에 '인싸'들의 SNS로서 입지를 다져가는 젠리를 통해 적어도 현재 젊은 층(10대와 20대?)의 앞서가는 트렌드를 엿보는 의미는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