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월 2일) 셰릴 샌드버그가 14년간의 페이스북(현 Meta)생활을 마무리하고 올 가을에 퇴사하며 이후엔 이사회 멤버로만 활동하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회사가 비전을 '메타버스'로 전환한 뒤 샌드버그의 역할은 줄어들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포춘은 샌드버그가 최근 '로 대 웨이드'사건에 자극받고 여성의 권리 침해에 맞서 대응활동을 하기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고 전합니다.

샌드버그는 직접 페이스북에 사퇴 소식과 함께 그간의 소회를 담은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CEO 마크 주커버그는 샌드버그의 퇴진 소식을 전하면서 '(페이스북의) 한 시대의 종말'이라고 칭했습니다. 그리고, "셰릴은 우리의 광고 사업을 설계하고 훌륭한 사람들을 채용했으며 우리의 경영 문화를 구축하고 내가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가르쳐줬다"고 추켜세웠습니다. 샌드버그와 똑같은 역할을 할 2인자는 없을거라고 말하며 그간 국제 사업을 총괄하던 CGO(Chief Growth Officer) 하비에르 올리반을 중심으로 닉 클레그 정책및 글로벌총괄, HR 총괄 등이 분담해서 역할할 것이라고 밝혔네요. 페북 새 2인자 '국제통' 하비에르 올리반…"글로벌 확장 주도한 인물"

샌드버그는 왜 지금 시점에서 떠나기로 한 걸까요? 마침 The Verge에서 인터뷰한 내용이 있어 공유합니다.

Sheryl Sandberg on leaving Meta after 14 years
Her departure has sent shockwaves throughout Meta and the rest of Silicon Valley.
샌드버그가 지금 떠나기로 한 데는 두 가지 큰 요인이 있다. 무엇보다 그녀가 "린인(Lean In)" 운동의 지도자로서 박애와 여성의 권리 이슈 등에 더 집중하고 싶어한다는 것과 그녀가 퇴진해도 무리가 없도록 메타의 경영진이 꾸려졌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수요일 오후 짧은 전화 인터뷰에서 "완벽한 시간은 없다"면서 "그것은(메타에서의 일은)영광이자 특권이었지만, (내가 하고픈) 다른 일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는 없는 직업이다"라고 말했다.

Sheryl Sandberg가 Meta를 떠나는 것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회자되어온 추측성 얘기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거대 소셜미디어의 2인자 자리를 떠날 것이라는 소식은 회사와 실리콘 밸리에 충격을 안겼다.  

Sandberg와 Meta의 COO직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한 자세한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왜 지금 타이밍이 다른 시점보다 사퇴를 밝히는데 더 적절한가?

"내가 이 일을 맡게 될 때, 나는 마크와 오랫동안 인터뷰를 했다. 당시 마크와 프리실라, 그리고 돌아간 남편 데이브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가서, 제가 이 일을 5년 동안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데이브와 이야기했던 것도 기억한다. 그리고 그게 14년 전의 일이다.

완벽한 시간은 없다. 영광이자 특권이었던 일이지만 다른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는 직업은 아니다. 그리고 나는 내 인생에서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 자선사업을 하고 재단과 함께 일하고 싶었다. 지금은 여성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며, 나에게도 지금 당장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금은 우리가 만든 팀에 대해 정말, 매우, 매우 좋게 느끼는 시점이기도 하다. 아주 좋다. 나는 마크와 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팀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변화(퇴사)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팀을 세팅하는 것이 중요했나?

"그렇다. 내가 회사에서 챙겨야 하는 일들이 워낙 많다보니 그게 무척 중요한 부분이었다"


- 이사회에 계속 남아서 거기서 계속 일하게 될 것이다. 몇년 정도는 계속할 예정인가?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 못해봤지만, 아무튼 현재로선 이사회에 남아있다."


- 이 사업은 항상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아마도 규제가 강화되고 애플의 개인정보 관련 정책 이 바뀌면서 수익이 떨어지는 등의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당신이 애써 구축한 광고 등 수익모델이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는 이 시점에 떠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사업을 생각할 때, 하나의 챕터가 끝나고 새로운 챕터가 시작되는 순간은 결코 없다. 이것은 광고의 시작도 끝도 아니고, 메타버스 사업의 시작도 끝도 아니다. 이건 연속체다. 그리고 우리는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앞으로 해야 할 과제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현재의 사업을 꾸려가면서 동시에 미래도 건설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둘 다에 대해 많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나는 실적발표때 우리에겐 30억 명을 연결하는 서비스 앱 제품군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그들의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그 제품들을 사용하고 나는 그것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리의 리더는 보즈(앤드류 보즈워스)이다. 그리고 보즈는 오랫동안 광고 사업에서 나의 파트너였다. 그는 매우 사업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회사의 차세대 사업들을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 메타버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론 아주 장기적인 얘기지만, 생각이 궁금하다.

"기회와 도전은 똑같이 온다. 회사란 모름지기 현재의 사업을 운영하는 동안 다음 사업을 구축해야 한다.  지난 14년 동안의 시간들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보게 된다. 기억하겠지만, 우리는 제대로된 광고모델도 없이 상장을 했다. 광고모델도 제대로 없이! 모바일에는 광고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그 모바일 전환은 매우 빠르게 일어났다. 데스크톱 광고모델만 있었기 때문에 모바일로 마이그레이션하면서 동시에 데스크톱 비즈니스를 운영해야만 했다. 나는 앞으로 메타버스가 종전보다 훨씬 더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전에 겪었던 것처럼 전환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우리의 팀들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 14년이 넘는 세월을 되돌아보며 가장 큰 후회가 있는가?


우리는 우리가 사업을 해나가며 배운 게 많은데 그 중에는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겠다는 것들도 많았다. 내가 페북 게시글에 썼듯이, 우리는 사람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서비스 제품들을 안전하게 만들어야 할 매우 중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그에 걸맞는 투자를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우리는 그런 일들을 좀 더 일찍 해냈으면 좋았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우리가 메타버스를 향해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살펴본다면, 닉(Nick Clegg, 메타의 글로벌 담당 대표)이 최근 아주 훌륭한 리포트를 쓴 걸 볼 수 있고, 우리가 그런 방향으로 메타버스를 구축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매우,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Update 1] Fortune은 2일(현지시간) 샌드버그가 'Roe v. Wade(로 대 웨이드)' 사건에 자극받아 여성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활동을 위해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단독보도를 했네요. 최근 미국에서 1973년에 낙태를 합법화했던 'Roe v. Wade(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는 내용이 담긴 연방대법원 판결문 초안이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엄청난 파문이 일고 있는 상황이죠. 만약 유출된대로 대법원 판결이 이뤄진다면, 낙태 합법화 기준이 없어지면서 각 주에서 낙태 허용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여성의 기본적인 권리가 침해하는 상황'으로 보고 적극적인 대응활동을 하겠다는 것이 퇴사결심의 주요 요인이라는 보도입니다.

[update 2] 포브스에 따르면 샌드버그의 현재 자산가치는 16억달러(약 2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Comment] 샌드버그의 위 인터뷰 관련, 한가지 아쉬운 대목이 있습니다. '후회는 없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바로 그것인데요. 사실 2021년 하반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페이스북 내부고발자를 통해 페이스북 파일즈(Facebook Files) 특종보도를 했고,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의 개인정보 유출문제 또한 큰 이슈였습니다. 결국 거대 디지털플랫폼이 상업적 이해관계를 우선하는 회사 경영방침과 알고리듬 운영이슈로 인해 야기된 문제가 심각하게 누적되어왔다고 봅니다. 물론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의 책임이 우선되겠지만, 그래도 운영총괄책임자로서 샌드버그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봅니다.  

더구나 샌드버그 스스로 밝히듯 그는 페이스북의 광고모델을 정립하며 페이스북이 한때 시가총액 6위에 오를 정도로 사업적으로 큰 기여를 한 인물입니다. 수많은 여성들의 롤모델로 회자될 정도로 대단한 인물임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공과의 측면에서 비판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30억명의 회원을 가진 디지털제국의 면모를 자랑하지만, 그에 걸맞는 운영책무를 다했는가를 따져본다면, (개인적으로는) 상업적 이해관계를 우선하며 사용자 가치를 뒷전으로 밀어낸 셈이고 결국 비판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후회는 없는가'란 마지막 질문에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일이 많았다'는 정도로, 제대로 반성과 사과는 없이 에둘러가며 피하는 답변이 많이 아쉽네요.

베스트셀러 '린인(Lean In)'에서 많이 강조했듯이,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많은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의 뛰어난 역량이, 이제는 페이스북의 수익창출과 위험관리 등에서 자유로워지게 됐으니, 의미있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훨씬 더 집중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 메타버스] 마지막 답변에 언급된 닉 클레그가 쓴 리포트는, '메타버스 만들기: 정의와 구축 방식, 그리고 중요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미디엄에 쓴 장문의 글로 메타가 현재 고민하고 있는 주요한 이슈들을 망라하면서 자세히 정리한 글인데요. (씨로켓에서 요약정리한 아래 링크글 참조하면 됩니다)

Meta 넘버3(전 영국 부총리)의 메타버스 이야기
간밤에 메타(페이스북)의 COO 쉐릴 샌드버그가 페북 포스팅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혹은 도대체 그게 뭘 말하는지 잘 모르겠고 메타가 왜 그걸 열심히 떠드는지도 이해가 잘 안된다 싶은 사람이라면 닉 클레그의 이 글을 한번 읽어보세요” 글과 함께 덧붙인 링크는 미디엄에 실린 아래의 글입니다. Making the metaverse: W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