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선도 사업자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 전략은 다양하다. 인수와 합병은 그 효과가 가장 크다. 그 다음으로는 동종 또는 이종 기업간의 제휴가 있다. 하지만 동종 사업자 간의 연합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글로벌 OTT 대응을 위한 “OTT 연합” 주장

필자는 토종 OTT의 대응 과제 중 하나로 “OTT 연합”을 줄곧 주장해 왔다. 연합의 방법으로 국내가 아니라 “Asia One Platform”을 제안했다. 국내는 경쟁하되 아시아 시장은 웨이브, 티빙 등이 주축이 되어 하나의 플랫폼으로 공략하자는 내용이다.

특히 토종 OTT들이 오리지널 투자가 늘어나면 해외 판로 없이 수익화는 어렵다. 아울러 글로벌 확대 없이 규모의 경쟁에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 하지만 웨이브, 티빙이 각개 전투로 아시아 지역을 공략하는 것은 위험도가 크다. 이미 아시아 시장을 선점한 넷플릭스와 이제 아시아 공략 채비를 마친 디즈니에 비해 속도 경쟁도 어렵고 한국의 K-콘텐츠가 2개 플랫폼으로 분산되어 응집력도 약할 수 밖에 없다.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필자의 저서 “디즈니플러스와 대한민국 OTT 전쟁”의 결론부에 ‘아시아 동맹’을 주장했다. 이런 의견이 실제 유럽에서 벌어졌다.

유럽발 미국 OTT 동맹이 현실화

미국 OTT 시장에서 후발 사업자인 NBCUniversal과 ViacomCBS가 유럽 시장에서 ‘One Platform’을 구축해서 2022년 “Skyshowtime” 이란 스트리밍 서비스로 출시 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유럽에서 기존 방송 플랫폼 및 스튜디오로 브랜드가 알려진 ‘SKY’와 ViacomCBS의 영화,드라마 채널 브랜드 ‘SHOWTIME’이 통합 브랜드로 탄생한다. 양사가 보유한 영화, 드라마, 키즈, 가족, 다큐등 전체 콘텐츠 (니켈로디온, 파라마운드픽쳐스, NBCUniversal, 스카이스튜디오, 피콕 오리지널, 파라마운트+ 오리지널 등)가 포함된다. 이 서비스는 컴캐스트의 피콕 플랫폼 기술 기반하에 구축될 계획이다. 마치 디즈니플러스의 글로벌 브랜드로 인도에 출시한 ‘핫스타-디즈니+’ 처럼 현지화로 인지도가 형성되어 있는 기존 미디어 자산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우선 20여개국의 런칭을 목표로 하며 9천만 가구 수준에 도달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두 회사는 유럽의 가장 큰 시장인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컴캐스트의 SKY 플랫폼 위에 피콕과 파라마운트+ 를 런칭할 계획이다. SKY플랫폼이 영향력이 강한 국가는 기존 대로 각사의 OTT 브랜드를 스카이를 레버리지로 런칭하고 그외의 스페인, 체코, 스웨던 등 20여개국가는 ’SKYSHOWTIME’ 으로 제휴 한다는 전략이다.

유럽 시장은 넷플릭스가 SVOD 구독자의 39%,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20~22%, 디즈니플러스가 7% 수준을 점유하고 있다. 미국 OTT가 60% 이상을 차지하였다. 이만큼 치열한 시장에서 컴캐스트와 CBS의 연합 전략은 대단히 실리적 선택이다.

컴캐스트-CBS 합병 시나리오에서 글로벌 동맹에 합의

지난 5월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과 아마존의 MGM 인수 발표 후 미국 시장의 미디어 진영은 추가적인 구조 조정이 예상되어 왔다. NBCU와 ViacomCBS가 합치거나 두 회사 중에서는 ViacomCBS가 매물로 나와 워너-디스커버리 품으로 가거나 넷플릭스, 애플 등의 선택을 받는다는 등의 예측들이 쏟아졌다. 피콕과 파라마운트+ 는 미국 시장에서 3% 이상의 낮은 점유로 독자 생존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두 회사의 합종연횡은 어떤 형태로라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두 회사는 합병의 아젠다가 포함된 여러차례의 논의를 진행해 왔다. 지상파 2개를 소유할 수 없는 규제로 두 회사의 전면적 결합은 어렵다. 결국 지상파와 영화 스튜디오 등을 분할 매각해야만 서로가 가진 자산들을 해체 후 재결합할 수 있는 복잡도가 존재한다.

이런 복잡한 논의 과정에서 CBS의 파라마운트+의 유럽 진출을 위한 상호 협력을 도출했고 한발 더 나아가 이번 ‘SKYSHOWTIME’의 런칭에 합의했다.

서로를 효과적으로 견제하면서 미래 협력을 도모

이 사업 제휴는 이익을 도모하는 것과 함께 서로를 적극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당분간 두 회사가 가진 미디어 자산을 쉽게 매각할 수 없는 소위 ‘죄수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적 시나리오로 워너와 디스커버리 통합 회사가 규제 통과 후에 NBCU와 ViacomCBS 중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 선택 받지 못하는 미디어 기업은 추위에 떨 수 밖에 없다. SKYSHOWTIME은 쉽게 배신할 수 없는 ‘감옥’이 된 셈이다.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진다면 미국 시장에도 플랫폼 통합이 가능하고 결국 이는 합병으로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계단이 된다.

국내 OTT들도 창의적인 제휴가 필요

지금까지 복잡도가 강한 국내 시장은 경쟁관계라고 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은 힘을 합쳐 공략하자는 동맹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통상 미디어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은 플랫폼 자체를 독자로 진출하는 방법과 스트리밍 파트너에게 배권 권한을 팔아 콘텐츠 수익을 챙기는 방법등이 있다. 컴캐스트와 CBS는 제 3의 방법으로 ‘플랫폼-콘텐츠 동맹’ 이라는 창의적인 제휴를 만들어 내었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스트리밍 강자와의 경쟁에서 글로벌 존재감을 확대할 수 없다는 매우 현실적 인식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OTT 사업자들이 맞이한 현실은 어떠한가? 시장은 다르지만 두 회사의 동맹에서 배울 것이 많다. 아시아를 향한 플랫폼 동맹! 가능한 것 아닐까?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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