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메타(페이스북)의 COO 쉐릴 샌드버그가 페북 포스팅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혹은 도대체 그게 뭘 말하는지 잘 모르겠고 메타가 왜 그걸 열심히 떠드는지도 이해가 잘 안된다 싶은 사람이라면 닉 클레그의 이 글을 한번 읽어보세요"

글과 함께 덧붙인 링크는 미디엄에 실린 아래의 글입니다.

Making the metaverse: What it is, how it will be built, and why it matters
When Facebook rebranded as Meta last October, it brought into the mainstream a concept that has been exciting the bright minds of Silicon…

'메타버스 만들기: 정의와 구축 방식, 그리고 중요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Nick Clegg 메타 글로벌총괄대표가 쓴 글입니다. 워낙에 메타가 메타버스에 '올인모드로' 열심인 건 알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상황 속에서 '메타버스 비전에 대한 꾸준한 설명글이겠구나' 생각하고 눌러봤는데 무척 길고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 놀랐습니다. 말 그대로 메타의 현재 고민을 이해하는데 도움되고 메타버스 관련해서 참고할만한 내용이 많아 요약 정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닉 클레그(Nick Clegg)란 인물에 대해 처음 듣는 분도 많으실 듯 해서 먼저 잠깐 설명을 드리려 합니다. 1967년생으로 50대 중반인 닉은 영국에서 국회의원을 거쳐 부총리까지 지낸 인물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캐머론총리 시절에 부총리로 콤비였죠.    

닉 클레그(왼쪽)와 캐머론 총리(오른쪽)

2018년 페이스북의 글로벌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으로 합류했습니다. 이후 정책 총괄로 역할하다 올해 초 글로벌 대표로 승진했고요. 마크 주커버그는 닉의 승진을 알리는 페북 포스팅에서, 당면한 정책 이슈를 아우르는 것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에서의 다양한 규제이슈에 대해서도 닉이 전문성과 혜안을 갖고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적은 바 있습니다. 동시에 주커버그는 "닉이 맡은 역할은 이제 CEO인 자신과 COO인 쉐릴 샌드버그와 같은 레벨"이라고 덧붙인 바 있습니다. 회사 소개 페이지에도 이렇게 3인방이 회의하는 사진이 올라있기도 합니다.

마크 주커버그와 닉 클레그, 쉐릴 샌드버그(왼쪽부터)

개인정보 문제와 규제 이슈, 내부 고발 등 잇따른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는 메타(페이스북)가 위기탈출을 위해 몸부림중인 상황에서 닉 클레그는 일종의 구원투수처럼 역할을 부여받고 있는 듯 보입니다. 올초 닉의 승진소식을 전한 가디언은 "앞으로 다가올 몇년간은 (메타의 메타버스 추진과 함께) 회사와 인터넷 산업계에서 새로운 질서를 정립해 나가야 할 매우 중요한 시기다. 닉의 조용하고 원칙적인 리더십은 계속 메타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코멘트로 기사를 마무리하기도 했네요.

자, 그럼 닉이 쓴 메타버스 이야기를 살펴볼까요?
전체 전문이 워낙 길어서 압축적으로 간추려 봤습니다.

메타버스 만들기: 정의와 구축 방식, 그리고 중요한 이유

1. 우리는 이미 인터넷을 가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정말로 필요한가요?

- 인터넷을 통한 연결의 속도가 빨라지고 이를 활용한 일상의 변화와 발전이 눈부십니다. 이제 우리는 3차원 상호 작용의 대부분을 가상환경에서도 가능하게 하는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 진화의 다음 단계는 이를 반영하는 상황으로 넘어가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 메타버스에서의 상호 메타버스에서의 상호 작용을 일상 생활에서와 같이 느끼게 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있습니다. 즉, 임시성, 구현 및 몰입입니다.

  • 임시성(Ephemerality) : 메타버스는 면대면 대화처럼 일시적으로 느껴지는 생생한 음성 기반 커뮤니케이션으로의 전환을 구성하는 게 일반적일 것입니다.
  • 구현(Embodiment) :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좀 더 표현력 있게 의사 소통하고, 손을 사용하여 디지털 개체를 만들고 조작하고, 가상 3D 환경과 실시간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몰입(Immersion) :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실제로 특정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의사 소통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커피숍, 레스토랑 또는 다른 곳에서 친구와 대화하는 것처럼 사회적 상호 작용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공유 환경을 체감하게 될 것입니다.

2. 교육, 건강 및 경제적 기회의 가능성

- 오늘날 VR과 AR은 주로 게임에 사용되고 있고 현재 가끔 체감하는 만화 같은 경험으로 치부되기도 합니다. 아직은 먼 미래 같은 것이죠. 하지만, 메타버스 관련 기술이 교육, 의료, 사업 등에 미칠 영향은 매우 현실적이고 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 교육과 훈련 : 인터넷은 이미 우리가 배우는 방식을 변화시켰습니다. 검색 엔진은 사실을 거의 즉각적으로 확인합니다. 우리는 책보다 얇은 장치로 주머니에 무한한 도서관을 가지고 다닙니다. 수업은 화상 회의 또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가르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지리적 한계와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으며 학습을 더욱 활성화할 것입니다. 이미 디지털 트윈 캠퍼스 등 가상대학 프로젝트도 생겨나고 있으며 다양한 사례가 늘어날 것입니다.

- 의료분야에서도 수술의 위험도 낮추기와 자폐 및 우울증 치료 등 다방면에서의 활용성과 가능성이 관련연구를 통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컨설팅 회사 Analysis Group이 메타를 위해 작성한 백서에서는 '메타버스 경제가 10년 안에 전 세계적으로 3조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인터넷이 Business의 판도를 바꿨듯이, 앞으로 차세대 인터넷인 메타버스가 사업의 판도를 바꿔나갈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3. 열린 메타버스 보장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메타버스는 국경을 초월하여 상호 연결된 시스템이 될 것이므로 여러 관할 구역에서 작동하려면 공공 및 민간 표준, 규범 및 규칙의 웹이 필요합니다.

메타버스의 구조와 규칙에 대해 고민할 때 좋은 방법 한 가지는 건물을 상상하면서 각 층이 그 위의 층을 지지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각 층마다 다양한 종류의 규칙과 규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초 — 하드웨어, 프로토콜 및 표준
건물의 기초에는 전화기, VR 헤드셋, AR 안경 등의 하드웨어와 다양한 기술이 상호 작용하거나 전문 용어로 '상호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프로토콜 및 표준이 포함됩니다.

지상층 — 플랫폼 및 네트워크
메타버스의 지상층은 이러한 상호 운용 가능한 프로토콜 및 표준 위에 구축됩니다. 이것은 플랫폼, 기관 및 기타 네트워크가 메타버스의 3D 세계를 구성하는 제품의 세계를 만드는 중간 계층입니다.


1층 - 체험
메타버스의 1층은 사용자로 액세스할 수 있는 곳이며 방대한 경험을 사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Quest 사용자는 Horizon Worlds와 같은 소셜 VR 앱을 통해 메타버스에 액세스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앱들과 축적된 경험은 크리에이터가 다양한 고유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각 층들의 공통 주제는 상호 운용성 입니다. 사람들이 메타버스의 한 부분과 다른 부분 사이를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 시스템 및 응용 프로그램의 상호 연결성 등을 말합니다.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메타버스 경험의 모든 요소가 다른 요소와 호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각 층에 상당한 수준의 상호 운용성이 제공되지 않으면 메타버스는 파편화되고 서로 침투할 수 없는 사일로로 부서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메타버스에 지분이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Meta가 만들어낸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이나 '구글 인터넷'이 없는 것처럼 메타가 운영하는 별도의 메타버스 또한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메타버스에 대한 개방성과 보편적 접근에 대해 동일한 기대를 가져야 합니다. 매튜 볼과 제이콥 나보크 등이 주창했듯, 메타버스가 인터넷과 같은 경로로 발전하지는 않더라도 인터넷처럼 번성하기 위해 상호운용성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는 무수히 다른 경쟁 플랫폼 간에 정보/사용자/자산을 상호 연결하고, 번역 및 교류할 수 있는 '교환' 솔루션의 에코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가상현실에서의 콘서트 장면 예시. Nick은 친구끼리 콘서트를 갈 때, 서로 다른 경로를 거쳐도 목적지는 동일해야 하고 티켓과 굿즈 구매와 활용 등이 여러 플랫폼을 넘나들며 원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4. 어떤 종류의 규칙이 필요합니까?

여러 면에서 메타버스의 사용자 경험은 2차원 인터넷보다 물리적 현실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사실, 메타버스 공간은 즉각성을 갖고 있고 (실시간성의) 동기식 통신이 이뤄지다보니 오늘날 인터넷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텍스트 기반 통신보다 특정한 메시지나 행동이 훨씬 더 빠르고 넓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메타버스의 규율과 관련, 기존 인터넷 규범보다 우리의 물리적 현실을 지배하는 기존 규칙과 규범을 참고하는 게 도움될 수 있습니다.

5. 시간은 우리 편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빠른 속도 때문에 정책 입안자와 규제 기관이 따라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업들은 너무 빨리 앞서간다는 비난을 받기 일쑤였고, 혁신가들은 기술 발전이 느린 규제의 속도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규제 기관이 안전 벨트를 의무화하기 전에 자동차는 수십 년 동안 도로에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분명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여정의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이러한 제품 중 상당수는 10~15년 이내에야 완전히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시간의 여유가 있습니다. 유관된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규제 당국 모두가 서로 토론하고 협력할 여유가 있습니다.

초기 단계부터 산업, 공공 부문, 학계 및 시민 사회 전반에 걸쳐 협력함으로써 이러한 새로운 기술이 구축됨에 따라 제기될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러한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열정이 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Meta는 몇가지 아젠다를 모았고 우선 순위를 설정해 봤습니다.

  • 경제적 기회 -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고 디지털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
  • 개인정보 보호 - 제품에 의미 있는 투명성과 통제력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
  • 안전 및 무결성 - 플랫폼에서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도움줄 도구를 제공하는 방법
  • 형평성과 포용성 - 이러한 기술이 포괄적이고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되게 하는 방법

이는 Meta의 Reality Labs가 2020년에 처음 설정한 책임 있는 혁신 원칙 세트에 기반한 내용입니다. 세계 경제 포럼은 메타버스와 관련된 주요 사회적, 윤리적 및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미래의 모범 사례와 거버넌스 원칙을 알리기 위해 다중 이해 관계자 네트워크를 만들어 이 공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형평성과 포용성 및 접근성, 개인정보 보호 및 안전, 경제적 기회 및 상호운용성과 관련된 문제를 조사할 것입니다. 이것은 WEF가 최근 양자 컴퓨팅 원리에 대해 시작한 작업과 정신이 비슷합니다.

Meta, Google, Microsoft 및 기타 크고 작은 기술 회사들은 XR Association을 통해 메타버스 기술의 전체 스펙트럼에 걸쳐 작업중인 회사를 모아가며 산업간 협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 협회는 외부 정책센터와 협력해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 포용, 액세스 및 보안과 같은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심각한 우려 사항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동안 해결해야 할 미국 법률 및 공공 정책의 일련의 격차를 식별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정부 지원 연구 개발, 조달 및 자금 조달, 인력 교육, 디지털 인프라에 관한 정책과 개인 정보 보호, 시민권, 불법 행위 및 노동법에 관한 법률이 포함됩니다.

이외에 글로벌 XR 프로그램 및 연구 기금을 통해 외부 연구 및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일본 츄오 대학교(외국어 교육 및 학습 개선), 서울 대학교홍콩 대학교(안전, 윤리 및 책임 있는 디자인 연구), 싱가포르 국립 대학교의 Intelligence & Law (개인 정보 보호 및 데이터 사용과 같은 주제) 및 호주의 Project Rockit(AR 및 VR과의 관계에 대한 청소년의 관점과 보다 안전한 온라인 소셜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법), 그리고 멕시코와 브라질 등의 연구단체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니셔티브는 필요하지만 아직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긴 여정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6. 맺음말

메타버스가 어떤 식으로든 오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미래는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방식보다 더 인간적 일 것입니다. 텍스트와 이미지로 가득 찬 평면 스크린보다 더 물리적이고 대화형이며 음성 기반입니다.

오늘날의 인터넷이 소유할 수 없는 것처럼 메타버스는 Meta 또는 특정한 다른 누군가가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메타버스는 협력적으로, 또 투명하게,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개방적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합니다.

메타버스는 사회적, 경제적 진보를 위한 거대한 잠재력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위험과 도전을 가져올 것이며, 그 중 많은 부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희망은 이전 기술 발전의 교훈을 배울 수 있고 메타버스를 지배할 규칙, 표준 및 규범이 기술 자체의 발전과 함께 개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