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기억하시죠? 최근에 책을 펴내면서 다시주목받고 있는데요.

9월에 출간된 책의 원제는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이고 한국에선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으로 12월 1일 번역본(책 정보 보기)이 나온다 합니다.(11월 20일에 벌써 구매해서 받은 사람도 있네요) 가디언에서 샌델 교수를 인터뷰하고 쓴 기사가 있는데, 인상적인 대목들이 있어 공유합니다.(기사 원문 보기)

능력주의의 위험성

먼저 샌델이 고등학생이었을때의 에피소드입니다. 샌델은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하던 18세 무렵, 큰 깨우침을 얻은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1971년 당시는 베트남 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고, 대부분 학생들은 진보성향이 강했으며 자연히 보수적인 인물들에게 학교는 적대적인 공간이었다네요.

그런데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로널드 레이건이 학교에 왔고 2,400명의 학생들 앞에서 샌델은 그를 상대로 토론을 벌이게 됐다 합니다. 자신감이 넘친 샌델은 매우 어려운 질문을 많이 준비했고 레이건의 코를 납작하게 할 각오였다 합니다.

그런데, 도전적 질문을 퍼붓는데도 레이건은 예상과 달리 아주 친절하고 정중하게 응대했다 합니다. 결국 레이건은 자기 주장을 크게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샌델을 가볍게 제압했답니다. 그로부터 9년뒤 대통령이 됐고요.

1971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로널드 레이건과 고등학생 마이클 샌델(오른쪽)의 모습.

“그때, 주의 깊게 듣는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논쟁을 잘 하는 것 못지 않게 공론장에서 상호 존중과 포용력을 갖고 잘 듣는게 중요하다는 말이죠.” 샌델 교수는 심한 양극화와 함께 당파적 분위기도 강해지고 독설이 난무하는 시대를 살면서 어릴적 레이건과의 만남에서 얻은 교훈을 자꾸 되새기게 된다고 합니다.

종전의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등에 자극을 받고 책을 쓰게 되었다는 샌델교수는 양극화 현상을 짚으면서 능력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부의 세습이 용이해진 지금 사회의 불공정함을 꼬집으면서 샌델은 육체노동을 하는 시민들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다른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졌지만 온갖 거짓말을 해대고 무능한 면이 있었음에도 상당히 많은 표를 얻은 것에 대해 양극화 속에서 저학력 노동자들이 엘리트들에 대해 굴욕감과 불만이 누적돼 온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마이클 샌델 인터뷰(동영상 후반부 13분01초에 시작, 보러가기)

기사의 말미에는 야구선수 헨리 아론과 관련된 얘기가 나옵니다. 헨리 아론은 베이브루스의 통산 홈런 기록을 깬 흑인 야구선수인데요. 그 헨리 아론의 전기를 쓴 작가가 “야구를 한 것은 헨리의 인생에 있어 처음으로 능력주의를 발휘한 것”이라고 했는데 그건 잘못된 시각이라는 게 샌델 교수의 지적입니다.

샌델은 “헨리의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우리가 능력주의를 신봉해야 한다는게 아니고, 홈런을 쳐야만 탈출할 수 있는 인종차별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시스템을 우리는 경멸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합니다.

2025 콘텐츠 산업 10대 트렌드

문화관광연구원이 몇 개월에 걸쳐 전문가조사 등 연구를 통해 도출한, 콘텐츠산업 10대 트렌드입니다.(전문가 조사 1차 38명/2차 39명) 연구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변화를 아래와 같이 3가지 차원에서 분석, 전망했습니다.

1) 기술적 변화 : AI, 5G, XR 등
2) 산업구조와 시장환경변화 : 레거시미디어 쇠락, OTT 성장, IP중심, 합종연횡 등
3) 생산 및 소비문화 변화 : 1인 크리에이터, 팬덤 확장, 성평등코드, 밈 컬쳐 등

최근 정리된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에 저도 참석했었는데요. 일부 요점을 공유드립니다.

콘텐츠 분야 비대면 경제의 부상 → 디지털 세상의 위상이 바뀐다
② 경험의 거점으로서 공간의 재발견→ 경험의 거점으로서 공간의 위계가 바뀐다
③ 수익모델이 주도하는 콘텐츠 → 새로운 콘텐츠 형식이 늘어난다
④ IP 중심의 가치사슬 재편→ IP가 가치사슬 재편의 중심이 된다
⑤ 플랫폼의 확산과 양극화 → 플랫폼은 모든 곳에 존재한다
⑥ 디지털 교역의 확대 → 국가의 경계는 더욱 흐려진다
⑦ 독립 노동의 전면화 → 독립 노동이 점점 확대된다
⑧ 성평등 코드의 진화 → 젠더 감수성은 새로운 시대를 위한 기본 언어다
⑨ 콘텐츠를 바꾸는 개인들의 힘 → 개인들의 영향력은 더 커진다
⑩ 마음건강 콘텐츠의 성장 → 콘텐츠는 개개인의 내면으로 향한다

이 가운데, ‘메타버스(Metaverse)와 ‘ICON 가치사슬’ 등의 표현이 나오는데요. 관련해서 추가 설명내용을 덧붙입니다. (메타버스는 최근 언론보도가 조금 나오긴 했지요. 그런데, 새로운 가치사슬모델로 제안한 ICON모델은 처음 보고 생소한 분이 많으실 듯 합니다)

[ 콘텐츠 분야 비대면 경제의 부상 ]
메타버스(Metaverse) 시대의 출발

-코로나19는 대면 산업 중심 경제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 비대면 중심의 새로운 사회적 소통과 경제 질서의 빠른 성장 기회를 열고 있음.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넘어선 가상 세계를 의미 : 기존에는 주로 게임 등 비일상적 활동과 관련 있었다면, 점차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 모두 공존할 수 있는, 가상-현실이 연계된 새로운 세계관(universe) 개념으로 확장

-비대면 산업이 기존 산업과 대등한 수준으로 부상하고 이들이 상호 연계된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면, 인간의 문화적 활동 범주와 영역에 대한 기존 생각의 틀이 확장되어야 함

-새롭게 부상한 비대면 경제의 세계, 즉 메타버스에서 경험의 질, 공정한 산업, 안전한 교류와 같은 사회적 의제들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성이 제기됨

-코로나19는 이러한 메타버스의 본격적인 출발을 촉발하는 변곡점이 되고 있음

[ IP 중심의 가치사슬 재편 ]

IP와 팬덤 중심의 가치사슬 재구성

-이용자를 모으는 기본 단위로서 콘텐츠 IP와 팬덤의 중요성 증대

-과거 특정 미디어 특히 ‘채널’과 ‘프로그램’ 단위로 모여있던 수용자(audience)는,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을 넘나드는 이용자(user)로 진화

-이제 미디어는 레거시 미디어의 ‘편성’과는 다른, 디지털-온라인-스크린으로 통합된 환경에서 콘텐츠를 이용 단위로 이용 시간을 배분하게 되는 미디어
🡺 콘텐츠 수용 집단을 구분하는 기준은 더 이상 미디어가 아닌, 콘텐츠 IP가 됨

-만화/웹툰, 드라마, 영화 등 하나의 IP로 제작된 다양한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소비

새로운 가치사슬로서 I-C-O-N 모델의 제안

  • I-C-O-N은 각각 IP(콘텐츠 지식재산), CS(콘텐츠 서비스), OS(운영체제), NT(네트워크)를 의미하며, 디지털 기반으로 기존의 묶음이 해체되고 다시 결합된 형태를 보여주는 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