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의 Mark Thompson 인터뷰)

마크 톰슨은 8년간 뉴욕타임스 CEO로 재직하면서 170년 전통의 뉴스 브랜드를 ‘디지털 구독-우선’의 글로벌 강자로 탈바꿈시켰다. (마크 톰슨은 1957년생 영국인이며, 옥스퍼드대 머튼칼리지 졸업후 79년 BBC에 입사해 보도국 편집장과 사업본부장을 거쳐 2004년부터 8년간 BBC 사장을 역임했고 이후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뉴욕타임스 CEO로 활약했다)

2012년부터 뉴욕타임스의 CEO를 맡아온 Mark Thompson은 워낙에 유명한 전통매체를 디지털 중심의 뉴스 브랜드로 극적인 변신을 일궈냈다. 그 기간 동안, 타임스의 디지털 독자 수는 50만 명에서 570만 명으로 급증했다. 디지털 전용 가입자로 인한 연간 수익은 2019년 말에 4억 5,000만 달러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타임스는 현재 650만 명의 유료 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25년까지 1,000만 명을 확보하겠다고 설정한 톰슨의 목표치에 비춰볼 때, 절반을 훌쩍 넘는 양호한 성적이다. 타임스 컴퍼니는 7월말에, “톰슨(62세)이 CEO를 은퇴하고 그가 2013년 광고 책임자로 채용했던 메러디스 코핏 레비엔(현 타임스 컴퍼니의 수석부사장이자 COO)이 9월 8일자로 대표직을 승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톰슨 또한 이 소식을 전하면서 "8년 전 타임스에 입사하면서 제가 계획했던 모든 것을 달성했다. 그리고 회사를 더욱 발전시킬 준비가 된 훌륭한 후임자, 메레디스가 있기 때문에 저는 이 시점이 사임하기에 최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타임스 뉴스룸이 제가 처음 합류할 때보다 확실하게 더 커지고 발전했다는 사실이 가장 자랑스럽다. 지금 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타임스의 저널리즘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게 당시 그가 덧붙인 소회였다.

이 리포트는 톰슨이 McKinsey 멤버들(수석 파트너인 Yael Takqqu와 McKinsey 출판부의 Raju Narisetti)과 사흘간 타임스의 변화노력을 중심으로 폭 넓게 이어간 인터뷰 내용의 핵심을 발췌하고 편집한 것이다.

Building a digital New York Times: CEO Mark Thompson (원문 보러 가기)

[모두가 공유한 변화에 대한 열망]

1. 뉴욕타임스에 합류하다

전화를 한 통 받았다. (타임스의) 최고경영자가 되고 싶냐는, 제법 로맨틱하고 좋은 제안이었다. 나는 듣자마자 싫다고 했다. 그런데 일주일 정도 고민이 이어졌다. 내가 타임스를 무척 좋아하는 열성 독자이자 디지털구독자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고, 타임스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뉴스룸이 있는 곳인데 저평가돼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그래서 이사회는 물론, 타임스내의 핵심 멤버들도 차례로 만났다. 그들의 입장은 분명했다. "우리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어떤 급진적인 변화도 지지하고 협조할 용의가 있습니다” 그들과 대화하며 강한 믿음을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이사회와 멤버들은 내가 타임스에서 시도한 모든 일에 대해 열정적으로 지지해줬고 정말 고마웠다. 그런 협력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에겐 변화에 대한 공통된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뉴스 조직 중 하나였던 타임스가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만들어내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할 수 있었다.

2. 초기에 부닥친 난관들…

타임스에 합류한 뒤, 첫번째로 맞닥뜨린 가장 큰 빨간불은 디지털 가입자의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추세는 심상치 않아 보였다. 취임 후 첫번째 분기인 2012년 4분기엔 (분기 증가치가) 74,000명 정도였는데 2013년 2분기엔 22,000~23,000명 정도에 불과했다. 확실히 정체였다.
타임스에겐 4가지의 수익원이 있었다. 1)종이신문 구독수익은 침체기를 맞은지 오래였고, 2)종이신문 광고수익 또한 확연하고 꾸준한 감소세였다. 3)디지털 기반 광고수익 또한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에서 4)디지털 구독수익모델이라는 그나마 유일한 희망마저 정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확실히 안 좋은 뉴스였다. 가장 시급한 과제가 눈앞에 떨어졌다. ‘디지털 구독 모델이 제대로 작동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3. 아웃사이더의 '냉철한 눈'

초기부터 나는 “1,000만 구독자를 달성하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2,000만명이나 3,000만명 그렇게더 도전적인 목표를 잡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웃었다. (역주. 당시 타임스의 디지털구독자는 50만명 수준이었다) “그건 말이 안 됩니다. 언론시장을 잘 몰라서 그런 것 같은데, 우리가 정말 잘 나가던 전성기때도 그런 식의 성장은 하지 못했답니다.”
아웃사이더는 많은 단점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한 가지 장점이 있다. 바로 "냉철한 눈"이다. 내가타임스의 대표를 맡기로 결심한 것은, ‘레거시 미디어 조직이 변화도 어렵고 워낙에 수많은 문제를 갖고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잠재력 또한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마크 톰슨 사장 재직기간동안 디지털 혁신의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들 (2012 vs. 2020)


[돌파구 찾아내기]

1. 새로운 프리미엄 콘텐츠 모델
우리가 인쇄물에서와 같은 (광고)가격 경쟁력을 디지털에서도 갖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타임스가 디지털에서도 초기에 꽤 괜찮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브랜드 자체가 친숙하면서도 권위 있고 믿을만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지털에 대해 잘 몰랐던 광고주들도 (디지털) 타임스에 광고하는 것에 대해선 거부감이 덜했다.

하지만 2012년쯤 되자, 시장은 확연하게 경쟁적인 환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타임스는 물론 대다수 신문들에선 디지털 기반에서 어떻게든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팽배했다. 그래야만 인쇄매체 기반에서 작동하던 (멋진)광고시스템이 디지털에서도 그대로 전환되면서 의미있는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 믿은 것이다.

나는 동의하지 않았다. 내가 보기엔, (디지털 광고는) 중요한 수익원이긴 하되 부차적이며 타임스의 생존을 책임지긴 힘들다고 봤다. 나는 구독모델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제 관건은 (독자들의)‘지불 의사’다. 여기서 나는 뉴스가 엔터테인먼트와 같다고 봤다. 물론 둘이 똑 같지는 않지만, 비슷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뉴스라고 하는 것을 단지 헤드라인과 딱딱한 새로운 소식들의 묶음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뉴스는 세련된 문화상품이다. 그리고 뉴스에는 잘 정리되고 매끄럽게 전달되는 좋은 뉴스가 있고 그렇지 못한 나쁜 뉴스가 있다. 그래서 안목 있는 독자들은 더 좋은 뉴스에는 기꺼이 더 지갑을 열 것이다. 마치 더 나은 구두 한 켤레를 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더 나은 TV를 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듯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타임스가 독자들이 기꺼이 돈 내겠다고 하는 걸 증명하는 최초의 성공적인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사업자가 돼 보자”고 뜻을 모았다. 조사와 연구를 거듭했다. 그리고 우리는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등의 사례를 이미 접했으면서도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중요한 기회와 의미를 제대로 못 보고 저평가하거나 놓치고 있었음을 알게 됐다. 2012년 무렵,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는 이용자들이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해 지갑을 쉽게 열도록 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에서도 구독과 취소를 아주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들과 공고한 관계를 형성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전세계적으로 볼 때 이러한 사례들은 극히 초기의 예외적 현상이었다. 프리미엄 콘텐츠를 중심에 둔 구독시장은 이제 막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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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선과 아이디어 창출의 컨베이어 벨트'
많은 미디어 조직에서, 미래에 대한 해답은 과거에 이미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타임스는 일찍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전형적인 뉴스 저널리즘이 아닌 부동산과 연예오락, 음식 등 일상적인 라이프 스타일 섹션을 다루기 시작했다. 이것은 더 큰 발전을 위한 다양한 도전과 실험의 출발점이었다.

타임스는 단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만 말하진 않을 것이다. 타임스를 통해 다음번에 거주할 아파트를 찾고, 타임스를 통해 당신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며 타임스를 통해 브로드웨이에서 무엇을 볼만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유용한 정보 상품들을 이용자들에게 편리하게 전달하고 판매하는 것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 즉, 유통 측면의 복잡성 때문에, 이러한 다양한 정보상품들을 불가피하게 하나의 신문이라는 묶음 상품의 형태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타임스 컴퍼니는 매우 보수적인 세금 자문도 받고 하면서 디지털 구독 상품을 시도함에 있어 크로스워드 정도만 출시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가 처음 제기한 질문은 “우리가 출시할 수 있는 다른 서비스상품은 무엇이 있는가?”였다. 곧바로 요리 서비스를 내놓았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와이어커터(리뷰 전문 온라인 매체)를 인수했다. 이러한 시도들은, 일종의 컨베이어벨트 만들기 프로젝트였다. 다시 말해, 개선해야 할 것들을 찾아내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면 이를 해결하거나 최적화하며 실행하는 일련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벨트처럼 쉼없이 체계적으로 이어지게끔 만드는게 가능할지 확인하는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그 프로젝트들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고) 우리는 그 벨트를 꾸준히 활용하게 되었다.

팟캐스트와 오디오는 뉴스와 저널리즘의 소비가 더 쌍방향성이 강화된 형태로 이뤄질 미래를 가리키고 있다. 이용자들이 읽기가 편한 시간과 출퇴근하는 시간, 혹은 이어폰을 끼고 운동을 하는 시간 등 어떤 상황이든간에 그 소비행위가 쉽고 편하게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7월 하순, 이 인터뷰가 있고 나서 며칠 뒤 타임스는 팟캐스트 스튜디오 ‘시리얼 프로덕션’을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것은 문답형(interrogatory)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뉴스를 접하는 방법이 마치 말하는 책이나 오디오 소설처럼 읽혀지는 어떤 것을 듣는 것과는 다르게, 질문을 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것처럼 이뤄질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3. 어려운 것은 새로운 것
내가 타임스에 와 보니, 종이신문 뉴스룸이 중심이었고 디지털 인력은 불과 몇 명 되지 않았다. 당시 타임스는 훌륭한 종이신문을 만들고 있었고 그 기반에서 (즉, 종이신문의 뉴스를 일부 활용해)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나는 정확하게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웹사이트를 우선해서 운영하면서 그걸 토대로 종이신문을 제작해야 한다는 의미) 타임스는 웹사이트를 잘 운영하면서 그 속의 재료들을 잘 활용해서 스마트폰에 어울리는 뉴스상품을 제작하고 서비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웹사이트에 게재된 수 많은 뉴스 상품들을 재료 삼아 훌륭한 종이신문을 (큐레이션 하듯)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타임스가 약간의 디지털 조직이 덧붙여져 있는 종이신문 중심의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타임스를 인쇄 플랫폼, 웹 플랫폼, 스마트폰 플랫폼 등 다양한 플랫폼들을 갖춘 회사라고 보았다. 나는 미디어 조직을 정의함에 있어 유통 플랫폼들에 의해 좌우되거나 제한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 미디어가 지향하는 가치와 미션, 그리고 특정 콘텐츠에 대한 확신 등이 훨씬 중요하다고 믿는다.

사실 그 당시(2013년 초)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의 이런 생각에 어리둥절해 했다. 그들은 "타임스는 신문사입니다. 물론 디지털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신문(Newspaper)’이 우리가 하는 ‘업(what we do)’입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 속에는 교묘한 속임수가 감춰져 있다. 내겐 이렇게 들린다. "아닙니다. 종이신문이 주된 플랫폼입니다. 종이신문은 타임스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실제로 잘 하는 영역입니다.”

물론, 그 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종이신문은 실제로 상당한 크기의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것이다. 종이신문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고 아직도 상당 기간은 그러할 것이다. 타임스의 인쇄 기반 매체는 아마 2030년대까지는 살아남을 것이다. 무척 광범위한 일이지만 타임스는 그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곳이고 경영진 전체도 필요없이 소수의 임원이 해낼 수 있다.

이 회사에서 진정 어려운 일은 ‘새로운 것’이다. 그리고 우리 노력의 대부분은 새로운 것에 투여되고 있다. 왜냐하면 정말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동료들이 우리를 위해 종이신문을 감당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 후반부의 소제목은 아래와 같다)
[Reorganizing for Change] -변화를 위해 재편하다
1. Finding adaptable, flexible leaders
2. The battle to become agile

[What's Next] -무엇을 할 것인가
1. Assessing the insurgent threat
2. Going for growth
3. Reaching new US readers
4. ‘Local for global’ cover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