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의 거친 파도가 여전히 두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다들 [코로나 이후]를 궁금해하고 이런저런 전망들도 나옵니다. 오늘은 존 그레이(John Gray, 73)라는 분의 통찰이 담긴 글에서 눈을 넓혀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메모합니다.

존 그레이는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를 지낸 정치철학자이며 현재 'New Statesman' 기고가로 활동중입니다. '고양이 철학자'라고 칭한 이유는 이 분이 30여년 넘게 4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지냈고 '고양이 철학'이란 책도 최근 펴냈기 때문입니다.

책 원본 이미지(왼쪽)와 국내 번역본 표지(오른쪽)

원제는 'Feline Philosophy-Cats and The Meaning of Life'이고 올해 5월 국내 출간된 번역본은 '고양이 철학 - 고양이와 삶의 의미'입니다.

이 분이 작년 4월 'New Statesman'에 쓴 글을 접하고 많이 배웠는데요. 당시 글 제목은 '왜 이 위기가 역사적 전환점인가'였고 올 3월에 쓴 글은 '인류가 바이러스를 정복할 수 있을까'입니다. 그리고 최근 펴낸 책 '고양이 철학'까지 모두 코로나와 유관한 시사점이 큰 글들입니다.
존 그레이의 글을 토대로 그가 진단하는 코로나 시대의 의미와 향후 전망에 대한 힌트를 얻어보고자 합니다. (그런데  굳이 이 글에서 고양이는 왜 등장할까?... 생각하는 분도 계실 듯 하네요. 그 이유는 2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ㅎ)

먼저 존 그레이가 진단한 '코로나'가 던지는 역사적 의미입니다. (20년 4월 기고글)

  1. 탈 세계화의 시대가 온다.
  2. 자유자본주의는 망가졌다.
  3. '정체 상태 경제'를 고려해야 한다.
  4. 지정학적 변화 - 동아시아의 약진! 유럽 연합의 약화.
  5. 전염병은 인간의 안일한 관념을 질타하고 있다.
  6. 일상의 변화와 진보의 역설
  7. 국가 정체성의 재부상 - 보호자로서의 국가!
  8. 포스트 자유주의 시대에 걸맞는 삶의 방향성 재정립 필요

위 주요 소제목만으로도 어느 정도 짐작은 되겠지만 조금은 자세한 아래 설명글을 읽어보시면 이해에 도움되실 겁니다.(작년 브런치에 썼던 글을, 씨로켓으로 옮겼습니다)

[되새김질] 코로나19와 역사의 전환점 - 존 그레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변화가 전망되고 있다. 우연히 접하고선, 차근차근 정독했다. 되새김질 하게 되는 글이어서 메모성 기록까지 한다. NewStatesman의 수석 북리뷰 전문가 존 그레이가 4월1일자에 기고한 글.원문은 여기다. Why this crisis is a turning point in historyThe deserted streets will fillagain, and we will leave our screen-lit burrows blinking with relief. But theworld …

팬데믹 발생 초기인 작년 4월초의 글임에도, 이후 지금껏 벌어진 상황을 놓고 볼 때 주요한 흐름의 맥을 제대로 꿰뚫은 글로 읽힙니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또 다시 되새김질 하고픈 대목은 5번과 7번 두 부분입니다.

[팬데믹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관념이 건재하다. 이는 인간은 자연세계의 일부가 아닌 분리된 자율적인 생태계 창조가 가능하다는 믿음이 전제된 것이다. 이번 코로나는 그 관념이 잘못됐다고 질타하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놓고 항구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대목이 5번의 요점입니다.
(존 그레이 또한 '전염병의 침범은 본질적으로 역사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범주의 바깥에 있다'는 윌리엄 맥닐의 얘기를 인용하며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그리고, 7번 메시지는 한국의 사례와도 생생하게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통상 국가 정체성(national identity)은 역사적으로 오남용 사례가 넘치며 진보에겐 혐오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집단적 노력'을 요하는 방역을 거치면서 '보호자로서의 국가'가 등장한다. 자연히 '보호'의 권위가 '정부 간섭으로부터의 자유'를 압도했다. 이 위기에서 빠져나오는데는 더 많은 국가의 간섭을, 그것도 매우 창의적인 종류의 간섭을 필요로 한다. 각국 정부는 과학연구와 기술혁신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국가의 규모가 더 커지진 않더라도 그 영향력은 널리 퍼질 것이며 훨씬 간섭적일 것이다. 포스트 자유주의 정부가 근미래에는 새로운 규범이 될 것이다]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은 방역을 위한 일종의 감시체계를 강화(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을 더 용이하게 전환)했고,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아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죠. 물론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 진보된 기술의 활용, '드라이브 스루' 검진과 같은 창의적인 대응 노력 등이 더해진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한국 상황 외에도 트럼프와 바이든 시대를 교차한 미국의 사례 등을 비교해보면, '보호자로서의 국가'에 대한 인식은 또렷하게 생겨납니다. '포스트 자유주의 정부'의 모습이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한데요. (언뜻, 요즘 재난지원금을 두고 선별지원의 불가피성, 심지어 국회의 합의가 있어도 어렵다고 언급하는 부총리를 앞세운 기재부측의 목소리가 겹쳐보이기도 하네요..)

자, 그럼 위 글의 말미에서 언급한 '삶의 방향성 재정립', 즉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존 그레이의 조언은 무엇일까요?

우선 작년 봄의 글에서는, 두 가지를 언급했네요.
먼저 "(포스트 자유주의 시대에는) 자유주의 사회의 본질적 가치인 '자유'와 '공정'은 제약될 수 있다. 하지만 안전과 소속감은 자율성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격리의 이점은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것"이라면서 "마음 속의 잡다한 것을 치우고, 이 시기를 거치는 동안 '변화된 상황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다"고 충고했었습니다.
즉, '자유'보다는 '안전'을 우선하는 등 변화된 사회 분위기에 맞춰 '어떻게 사는 게 좋을지'에 대해 각자 시간을 충분히 갖고 고민해보라는 제안으로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이 70대의 철학자가 좀 더 구체적이고 친절하게 조언한 내용은 없을까... 이런 궁금증에 찾아본 바, '고양이 철학' 책을 발견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서평기사를 보면서, 그 내용 위주로 소개하고 마무리할까 하다가 5월에 한글 번역본도 출간되었기에 구매해 읽으면서 글을 정리중입니다. 글도 길어지다보니 2편으로 나눴고요. 1편의 묵직한 통찰보다는 조금은 평화로운 지혜의 말씀을 담게 될 듯 하니, 여유있게 읽으시도록 2편은 주말에 올리겠습니다.  

아, 존 그레이의 얼굴도 궁금하시죠. 이렇게 생기셨어요.

참고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쓴 유명 작가 존 그레이도 있는데요. 동명이인입니다. 아래는 사상가 존 그레이의 위키피디아 링크입니다.

John Gray (philosopher) - Wikipedia

2편!

[Post 코로나] #1 ‘고양이 철학자’의 통찰 - ”코로나는 역사적 전환점”
팬데믹의 거친 파도가 여전히 두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다들 [코로나 이후]를 궁금해하고 이런저런 전망들도 나옵니다. 오늘은 존 그레이(JohnGray, 73)라는 분의 통찰이 담긴 글에서 눈을 넓혀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메모합니다. 존 그레이는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를 지낸 정치철학자이며 현재 ‘New Statesman’ 기고가로 활동중입니다. ‘고양이 철학자‘라고 칭한이유는 이 분이 30여년 넘게 4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지냈고 ‘고양이 철학’[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0473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