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의 끝이 얼마남지 않은 미국에선 ‘코로나 이후 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눈길 가는 몇가지 언론보도를 함께 살펴보시죠.

1. YOLO 경제의 등장

뉴욕타임스 케빈 루스(Kevin Roose)는 4월 21일, 코로나로 인한 그리고 코로나 백신 접종이 미국에서 끝나감에 따라 생기는 흥미로운 변화를 “욜로(YOLO) 경제를 환영한다"는 글에 담았습니다.

이른바 잘나가는 미국 기업들의 최근 큰 고민 중 하나는, 재택근무 또는 원격근무(remote work)하는 노동자들이 코로나 판데믹 종식 이후 복귀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물론 고학력 화이트칼라 노동자 대상입니다.

코로나 판데믹 을 겪으며 이들 노동자 사이에서 “지금 살고 있는 삶이 정말 (우리가) 살고 싶은 삶인가?”라는 질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질문이 멋있어 보이지만, 핵심은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상사의 명령을 들으며 ‘과잉 업무'하기 싫다는 이야기입니다. 매국에선 재택 근무 또는 원격 근무가 끝나가면서 사직서를 제출하는 (고급)인력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떠나는 이들을 잡기 위해 또는 그 수의 증가를 막기 위해 LinkedIn은 대부분의 직업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했으며, Twitter는 #DayOfRest (안식일)이라는 ‘추가' 휴가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Credit Suisse는 2만 달러의 ‘라이프 스타일 수당'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의 (고급) 인력이 회사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① 원격근무를 겪으며 직업과 삶을 바라보는 가치 태도가 바뀌고 있고, ② 광범위한 범위에서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더 좋은 조건에서 원격근무를 계속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고, ③ ‘돈을 덜 쓰고', 주식시장 또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증대했고, ④ 특히 유색 여성에 대해 회사 또는 상사가 보이고 있는 낮은 포용력에 실망하며 직장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증가했습니다.

물론 이들의 고민은 ‘능력있는 사람'의 행복한 고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급 인력 유지 및 확대가 절실한 대다수 기업들에게 이들을 붙들 수 있는 다양한 기업 문화 변화가 및 고용 정책 변화가 시급합니다.

2. 전자상거래 시장,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 성장할 것인가?

전자상거래가 전체 상거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 세계 기준 2019년 14%에서 2020년 18%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그 비율이 2019년 15.8%에서 2020년 21.3%로 증가했습니다. 락다운이 오래 지속된 영국의 경우 전체 상거래 시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5월 32.9% 및 11월 36.3% 그리고 21년 1월 36.4%를 기록했습니다. 이 비율이 전통 상거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들 아시겠지만 파괴적입니다.

<그림 1: 영국 전자상거래의 전체 상거래 시장 점유율 변화>

미국의 경우 백화점 매출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나 <그림 2>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것처럼 백화점 매출은 1990년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2017년 11월 블룸버그가 ‘미국 리테일 재앙(Retail Apocalypse)이 비로소 시작되고 있다'라고 보도한지 만 3년 5개월이 지난지 않았습니다.
영국의 쇼핑센터 및 도심 중심가에서 2020년 한 해 동안 사라진 가게의 수는 11,000개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임시 휴업이 아닌 폐업의 수입니다.

<그림 2: 미국 백화점 매출 변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거나 끝나가는 상황에서 큰 관심 중 하나는 ① 락다운 해체 이후 또는 백신 접종 완료 이후 전자상거래의 성장, 다시 말해 변화된 소비자의 구매 ‘습관’이 지속될 것인가?, ② 이와 연관하여 전통 상거래 시장의 몰락 속도는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인가입니다. 나아가 상거래 시장의 구조변동을 피할 수 없다면 ③ 아마존(또는 한국의 쿠팡)처럼 빅 플레이어들 외에도 상거래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변동은 어떤 모습을 나타낼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거나 끝나가는 상황에서 큰 관심 중 하나는 ① 락다운 해체 이후 또는 백신 접종 완료 이후 전자상거래의 성장, 다시 말해 변화된 소비자의 구매 ‘습관’이 지속될 것인가?, ② 이와 연관하여 전통 상거래 시장의 몰락 속도는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인가입니다. 나아가 상거래 시장의 구조변동을 피할 수 없다면 ③ 아마존(또는 한국의 쿠팡)처럼 빅 플레이어들 외에도 상거래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변동은 어떤 모습을 나타낼 것인가입니다.

씨로켓 뉴스레터 구독자분들의 판단은 어떠신지요?

3. 제약산업의 변화: mRNA에 의한 신약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

코로나 판데믹 백신 접종 과정에서 ‘거대한 혁신(moonshot)’은 바로 mRNA에 입각한 백신의 등장입니다. 바로 미국 Moderna와 독일 BioNTech를 등에 업은 미국 Pfizer가 mRNA를 상용화한 첫 번째 기업들로 기록되었습니다. 유전학이 백신 연구에 등장한 것은 1976년 벨기에였습니다. 그러나 관련 과학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2010년 이후입니다. 예를 들면 인간 유전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비용이 2007년 약 1천만 달러였다면 이 비용은 2020년 1천 달러로 상상할 수 없는 폭을 떨어졌습니다.
저를 포함 생물학 등 과학(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mRNA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래의 중요 포인트만 기억하면 관련 산업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이해한 내용입니다.)

① 백신 등 신약 개발(drug development)은 ‘코딩(Coding)'화 과정을 겪는다.
② 지금까지 신약 개발은 특정 단백질(예: 바이러스)을 제압할 수 있는 독특한 분자(예: 항체)를 ‘발견'하고 이를 배양 및 증식하여 인간 몸에 투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③ RNA는 이 항체에 대한 유전염기서열 정보의 저장소입니다. 디지털이 0과 1의 코드로 이루어졌다면, 유전염기서열은 A, T, G, C라는 4개의 코드로(만) 구성됩니다. mRNA는 이 항체의 유전염기서열 정보를 인간 몸에 전달하며, 인간의 세포에게 이러한 유전염기서열을 가진 항체를 ‘만들어라는 명령 메시지’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세포의 무엇을 해야할지 알려주고 명령하는 것이 mRNA입니다.

코로나는 ‘mRNA 치료법'이 거쳐야 할 다양한 실험 및 평가 단계를 건너뛸 수 있게 하였습니다. 앞으로 코로나 ‘변이'가 발생하면 백신은 ‘코드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또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백신의 ‘개인화’도 가능합니다. 앞서 강조한 것처럼, 신약 개발은 이제 ‘코딩'이니까요. 이렇게 신약 개발과 제약 산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mRNA 치료법이 적용될 영역은 쉽게 예상하셨겠지만 매우 많습니다. 심장질환, 암, 신경질환 등에서 치료제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입니다. 이를 생산하는 방식도 플랫폼 형식을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간 체내에서 치료 세포 및 항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명령하는 다양한 염기서열 정보를 코딩하는 공정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개별 ‘발견'에서 ‘명령 코딩' 생산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제약 산업과 (공공) 의료에 세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① 발견에 기초한 전통 제약기업의 몰락과 mRNA 치료법 노하우를 축적하는 소수의 기업에 의한 제약산업 지배 현상을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할 것인가?
② mRNA 치료제에 대한 가격결정 구조는 어떠해야하는가? 관련 공공 R&D 투자는 이 가격결정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
③ mRNA 치료제 허가 및 mRNA 치료제 시장에 대한 규제에는 어떠한 ‘새로운' 전문인력이 필요하며, 새로운 규제 원칙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mRNA에 관련한 이코노미스트의 글을 아래에 추천합니다.
Bright side of the moonshots
https://www.economist.com/leaders/2021/03/27/bright-side-of-the-moonshots

[One More] (대형) 선박 사고는 왜 끊임없이 발생할까?

수에즈 운하에서 발생한 에버 기븐호의 좌초 사고는 ‘왜 선박 사고는 계속 발생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독일 보험회사 알리안츠(Allianz)에 따르면, 2018년 침몰한 ‘대형' 선박의 수는 46개, 2019년은 그 수가 41개였습니다.  알리안츠 외에 다른 보험 통계를 종합하면 매년 100여개 이상의 ‘대형' 선박이 침몰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관련 뉴스를 자주 접하지는 못합니다. 아마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대형) 비행기 사고가 매년 100대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미국에 제한된 통계이지만,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항공사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대형 선박의 사고는 계속 이어지는데 대형 비행기 사고가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거꾸로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왜 대형 선박 사고는 멈추지 못하는 걸까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① 비행기와 달리 선박의 (전자)제어시스템이 진화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며, ② 시스템 진화를 막고 있는 제 1요소는 ‘과도한 선장의 권위' 때문입니다. 하나씩 살펴보죠.

항공은 그 용어에서 보자면 선박 운항에서 대다수를 빌려옵니다. 선장(Captain)이라는 이름 그리고 선장이 입고 있는 유니폼과 배지, 캐빈을 책임지고 있는 사무장(purser)이란 이름, 그리고 항공사 초기 개별 비행기에 붙인 이름의 많은 경우가 ‘선박의 이름'을 빌려왔습니다. 자연스럽게 항공 시스템도 선박 시스템을 벤치마킹 했습니다. 선박의 제어 시스템은 BRM(Bridge Resource Management)이라 부릅니다. 이를 차용한 항공 제어 시스템은 CRM(Cockpit 또는 Crew Resource Management)라 합니다. 그런데 CRM은 1970년대 이후 빠르게 진화합니다. 무인 조정기법 등도 도입되면서 대형 비행기 조종사도 4명에서 점차 2명으로 줄어듭니다. 대형 항공기 사고가 발생할 때 CRM 개선이 따라서 진행되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CRM은 잔고장이 발생할 때도 비행기를 회항조치하는 등의 ‘규칙(rules)’을 강제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CRM에 기초해서 기장은 (위기 시에) 부기장의 의견 뿐 아니라 사무장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안전한 항공 운항은 제어 ‘기술'에 기초해서 책임지는 인간이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고 정해진 규칙을 지킬 때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항공 운항의 안전성이 선박 운항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걸까요? 선박 침몰이 이른바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일까요? 디 애틀랜틱의 보도에 따르면 대형 선박 사고의 ‘모든 원인'은 낙후된 BRM 문제라고 합니다. 선박 운행의 (자동) 제어시스템이 진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선장’의 전통으로 유지되는 ‘과도한 권이'라고 합니다. 과거 영국 해군은 선장에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를 ‘국법'으로 다스렸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대다수 선박에서 선장의 권위는 절대적으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선장에 ‘저 태풍을 돌파해 항해하자'라고 선언하면 이에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BRM 시스템이 강화는 선장의 권위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선장은 BRM의 진화를 막는 제1의 걸림돌로 기능합니다. 디 애틀린틱은 대행 선박 사고의 다른 원인으로 ‘공통어'로서 ‘영어'가 사용되고 있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선원 구성 중 육체 노동을 주로 담당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나라 출신들이고 이들의 공통 언어로 영어는 자리 잡기 어려운 현실도 선박 운항에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수에즈 운하 사고를 보면서, 그리고 디 애틀랜틱이 지적한 낙후한 BRM 수준과 이 BRM 시스템 진화를 막고 있는 ‘선장의 권위'를 보며 올해로 7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를 떠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