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주식 9.2%를 사면서 최대주주가 됐고, 곧이어 이사회 멤버가 됐다는 소식이 화제다. 3월초 30달러대였던 트위터의 주가가 4월 6일엔 50달러대까지 올라, 관련 기사도 쏟아졌다.  

그런데, 진짜 궁금한 건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주식을 왜 샀을까?'이다.

돈 벌려고 산 건 아닐 것이다. 이미 세계 최고 부자인데다(5일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머스크의 자산 가치는 약 266조원에 달해 2위인 제프 베조스 보다 약 58조원이 더 많다) 테슬라, 스페이스X 등으로 정말 바쁜 인물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뭔가 뜻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같은 질문을 제목으로 내건 기사와 유튜브 영상들이 제법 있다. 뉴욕타임스의 기사 3건이 자세한 편이다. 요약 및 개인적 추정을 더해 본 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실험을 해보고 싶어서가 아닐까' 하는 게 개인적 추정이다. 미디어 실험을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눠본다면 첫째는 '표현의 자유' 이슈, 둘째는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의 활용성 등이 중요한 내용이자 동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소셜미디어 실험?

뉴욕타임스는 이틀 사이 세 개의 글을 통해 비교적 자세히 다뤘다. 4일 Deal Book Newsletter의 메모글 Why Did Elon Musk Buy Twitter Stake?를 보면,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들을 던진다. 그리고 같은 날 스트레이트 기사와 다음날의 속보를 통해 퍼즐 맞추기처럼 답을 찾아간다.

1) 뭘 하려고 하는 거지?
표현의 자유 확장과 개방형 운영 알고리듬의 적용 등이 계속 머스크가 트위터에 대해 주장해 온 주요 관심사다. 그가 실제 주식매입 거래를 한 건 3월14일이다. 그 시점 전후로 머스크는 트위터의 창업자이자 직전 CEO인 잭 도시는 물론 현 CEO인 파라그 아그라왈과 함께 '트위터를 더 좋게 바꾸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해왔다고 한다.

여기서 주요 논점은 기업이 아닌 이용자가 통제권을 갖도록 전환하는 문제였고 이는 이들의 트윗에 공개된 바 있다. 즉 소셜미디어상의 피드를 통해 보게 되는 게시물을 이용자들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기술적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는 개선책 논의다. 이는 잭 도시가 평소 주장해온 바이며, 머스크도 동감했던 내용으로 '분권화된(decentralized)' 소셜네트워킹을 뜻한다. (분권화된 소셜 환경에 암호화폐를 접목하는 아이디어도 추가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미 머스크는 페이팔을 창업해서 큰 돈을 벌었었고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도 큰 인물이다. 트위터에 크립토 결제를 덧붙이는 구상은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분권화된 소셜네트워킹의 미래 비전과 관련, 인상적인 트윗이 몇 개 있다. 하나는 머스크가 3월말에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 원칙을 잘 지키고 있다고 믿는가'에 대해 투표를 요청한 트윗이다. (중요사안이니 신중하게 투표하란 말도 덧붙였다) 참고로, 머스크는 이전부터 트위터가 '공공의 광장(Public Square)'과 같은 곳이라고 표현해 왔다.

머스크의 지분투자 소식이 알려지기 바로 전인 4월3일 잭 도시는 트윗을 통해 그간 중앙집권형 운영을 해온 것이 인터넷에 해악을 끼쳤다며 책임감과 함께 후회를 느낀다는 트윗을 올린다.

지분 투자 소식이 알려진 뒤 'Oh Hi LOL(오 안녕 ㅋㅋ)'라고 짧게 트윗했던 그는 이사회 참여 소식이 알려진 5일에는 "앞으로 몇달간 CEO 및 이사회 멤버들과 함께 트위터에 명확한 개선이 일어나도록 애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곧 이어 그는 'edit button' 즉 트위터에 수정기능이 필요한가?라고 이용자 투표를 올렸다. 하루 남짓한 시간동안 4백만명이 넘게 투표에 참여했고 73.6%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트위터 회사측에서는 '준비중'이라고 밝히면서 '이전부터 검토 및 계획하던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다른 이사들과 달리 회사 정책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는 작성하지 않았다.  

2) 그는 트위터를 아예 인수할 생각을 하는 걸까?
머스크는 이번에 증권거래위에 제출된 13G 포맷의 증권문서를 통해 수동적 투자(Passive invest)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한다. (13G 관련해서는 유튜버 뉴욕주민의 영상을 참조) 이는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의도가 없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14.9%이상을 소유하거나 인수하지 않는다는 합의도 포함된 걸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변에선 향후 인수까지를 염두한 행보로 보는 등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UCLA 버클리 법대 데이비드 솔로몬 교수는 "입증도 어렵고 기소가 드물기 때문에 수동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이고 실제로는 통제권을 행사하려는 '사기성' 움직임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참고로, 머스크가 테슬라도 처음엔 투자자로 참여했다가 집어삼켰던 전례가 있다고 언급하며 비슷한 주장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X를 창업한 뒤 2004년에 테슬라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다. 테슬라는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이 2003년 공동 창업했던 회사인데 초기에 자금 투자하며 최대 주주가 되고 지원사격을 열심히 하다가 회사가 어려워지자 2007년 CEO를 해고하고 일론 머스크가 직접 CEO가 된 경우다. 이후 법적 분쟁 과정에서 머스크를 포함한 다섯 명이 테슬라의 공동 창립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3) 이사회에 참여하게 될까?
이미 참여한다고 발표가 됐다(이후 곧 일론 머스크가 안하겠다고 번복했네요). 임기는 2024년까지다. 현재 트위터의 이사회는 모두 11명이며 작년에 CEO에서 물러난 잭 도시는 5월에 이사회에서도 퇴장 예정이라고 한다.

4) 테슬라 주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테슬라와 SpaceX에 미칠 여파는?
당장은 불안한 시선이 많고, 아무래도 테슬라 주주들을 화나게 할 확률이 높아보인다. 우선은 테슬라와 SpaceX에다 Boring Company 등 현재 챙기는 업무만으로도 이미 한 사람이 감당하기 벅찬 상황일텐데 거기에 업무량이 더 늘어나는건 호재보다 악재에 가까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정은 있었지만) 지난 연말에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을 160억달러어치를 팔았다.

게다가 트위터는 규제 이슈와 맞물려 예민한 미디어 플랫폼 영역의 회사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내부고발사건을 비롯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를 향한 사회와 정책입안자들의 눈초리가 매서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는 소위 가짜뉴스 논쟁으로 불리는 허위조작정보의 유통 문제와 그에 맞닿아 있는 플랫폼의 상업적인 운영 알고리듬 등 '콘텐츠 중개(content moderation, 운영 사이트에 적합하다고 정의한 자체 규칙에 따라 이용자의 게시물을 모니터링 하고 게시여부 결정 등 규제를 하는 행위)' 관련 플랫폼의 책임 및 (자율)규제 이슈가 계속 커지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모두 환경 이슈를 포함 규제에 예민한 상황에서 자칫 엉뚱한 불똥이 튈까 걱정되게 마련이다. 트럼프대통령 시절이긴 하지만, 제프 베조스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워싱턴포스트를 당시 대통령은 아마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 사례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이유

끝으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매입한 이유와 관련해서 현실적인 이유 한가지를 덧붙일 게 있다. 바로 홍보/마케팅의 강력한 도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는 2019년 회사내 PR팀을 아예 없애버렸다. 그리고 스스로가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주요 사업 및 개인생각을 대외적으로 직접 소통하고 있다. 팔로어가 8천만명이 넘는 트위터 서비스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파워 리더로서 트윗을 올릴 때마다 기사가 쏟아질 때가 많다. 최근 그의 10년치 트윗을 분석한 인포그래픽이 나오기도 했다.

테슬라 관련 트윗이 가장 많은데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엄청난 마케팅비용을 들이는데 반해 그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효과적인 마케팅 성과를 얻고 있기에 트위터가 주는 의미와 가치가 남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찌보면 그는 이미 트위터를 통해 소셜미디어 실험을 계속 해오고 있는 셈이다.


[Update - 04.11]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소식입니다.
(이사회 합류하지 않고도 충분히 목소리를 내고 원하는 변화를 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lon Musk is not joining Twitter board, CEO Parag Agrawal says

[Update - 04.14]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으로 사겠다 제안했네요.약 50조원의 돈(43 billion dollar)으로요. 이사회 참여 않겠다고 할 때, 인수 가능성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역시나. 미 증권거래위(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트위터 회사측에 나머지 지분을 모두 매입하겠다고 13일 밝힌 사실이 블룸버그 등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Elon Musk Makes $43 Billion Unsolicited Bid to Take Twitter Private
일론 머스크 "트위터 53조에 인수…최선이자 최종 제안"

[update 04.15] 일론 머스크 때문에 최대주주에서 밀려나 2대 주주가 됐던 뱅가드그룹이 다시 지분을 추가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고 하네요. 일론 머스크는 4일 정도 최대주주였던 셈이네요.

Elon Musk Is No Longer Twitter’s Largest Shareholder
While Elon Musk is trying to buy Twitter Inc., he’s no longer the company’s largest shareholder.Funds held by Vanguard Group recently upped their stake in the social-media platform, making the asset manager Twitter’s largest shareholder and bumping Mr. Musk out of the top spot. Vanguard dis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