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서 가끔 '바이럴(Viral)'되는 영상을 접하면서,
'아, 돌고래유괴단이 만든 건가?'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이 글에선, 돌고래유괴단 사례를 통해 '바이럴 영상'에 대해 한번 짚어보려 합니다.

돌고래유괴단, 소위 말하는 '병맛' 내지 '비틀기'가 강점인 영상집단이자 디지털 스튜디오입니다.(Youtube 채널 링크)
아마, 이 글 읽는 분 상당수는 이미 아실 듯 하고, 처음 듣는 분들도 아래 영상들 중에 한두개는 봤던 영상임을 확인하실 듯 합니다. 제가 최근에 타임라인에서 마주친 돌고래유괴단의 영상은 이것입니다.

최근에 TV 노출이 많았던 게임 광고 영상 2개가 화제였기에 아래 영상들은 기억하는 분이 많으실 듯 합니다.

그랑사가
브롤스타즈

캐스팅이 화려해서 다들 깜놀했었죠.. 게임광고인데, '게임 제작비보다 배우 출연료 등 광고영상 제작비가 더 많이 들었겠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죠..ㅎ

자, 그럼 이런 영상 제작은 어떻게 가능해졌을까요?
즉, 브랜드들이 돌고래유괴단을 찾게 된 이유는 뭘까요?
제 나름대로 그 답을 정리해볼까 싶어 오늘 포스팅을 씁니다.

돌고래유괴단의 대표(감독)은 신우석감독입니다.
제가 신우석감독을 처음 만난 건 2017년이었는데요. '콘텐츠의 미래'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였습니다. 발표자로 섭외해서 이야기를 들었죠. 그리고 이듬해 2018년 '씨로켓 컨퍼런스'에도 연사로 모셔서 중요 메시지를 업데이트했고요.

신감독이 전한 핵심 메시지를 좀 정리해 보면, 앞서 언급한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될 듯 합니다. 제 나름대로 질의응답 형태로 각색, 정리해 봤습니다.

1. 돌고래유괴단은 뭘하는 곳인가? - 바이럴 영상!
"저희는 바이럴 클립을 제작합니다. 이게, 웹에서 스스로 확산될 수 있고 생명력을 가진 클립이라고 말을 많이 하죠. 광고의 메시지도 들어가 있고 사람들이 재미난 웃음을 느껴서 스스로 확산시킬 수 있는 그런 영상입니다"
(참고로, 원래 돌고래유괴단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젊은이들의 모임이었다고 합니다. 2010년대 초반에 뭉쳤고 몇년째 '라면을 먹고 버텨왔다'고 해요. 어느 정도 수익을 내기 위해 바이럴 영상을 만들지만, 향후 여건이 되면 영화를 만들겠다는 소망은 여전히 갖고 있다고 합니다)  

2. 바이럴 영상으로 성공적이었던 초기 작품은 어떤 게 있나?  
"캐논 카메라 광고 영상이 있습니다. 안정환 선수와 최현석 쉐프가 출연했었죠. 캐논이 요구했던 것은 '새로 나온 카메라가 최대한 많이 알려지게 해달라. 바이럴 필름으로서 기능했으면 좋겠다' 였어요. 그래서 '진짜 바이럴' 필름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3. '진짜 바이럴'의 의미는?
"어떻게 보면 건방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우리나라에서 바이럴 클립이란게 90%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웹 CF라고 생각해요. 진짜 바이럴이 되려면, 기존의 광고랑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존 광고를 (비틀고) 조롱하는 광고를 만들어보자, 죽는다거나 비속어 등 금기시 되던 것들을 넣었고요. 흘러가는 클리쉐를 접목했습니다. 자기자랑 같지만 매체비 거의 안 쓰고 자체 바이럴로 800만뷰를 기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의미있는 숫자라고 생각하고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놓친 게 있었어요"

- 그게 뭐죠?
"스스로 '내가 엄청 잘 만들어서 성공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몇달 후에 우연히 알게 된 건데요. 광고주측의 담당 부장님이 아니었으면 진행이 어려울 수도 있었더라고요. 실무자들은 좋아했는데, 막상 임원회의에서 틀었을 때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부장님이 책임지고 용기있게 밀어붙였다고 해요. 그래서,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을 볼 때, 광고주들이 어느정도 부담을 끌어안고 밀어붙였을 가능했구나 그런 깨달음이 있고 그런 부분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프로젝트가 남궁민이 출연한 유니클로의 감탄팬츠 바이럴 클립이 있습니다. 이 때도 글로벌쪽에선 코믹한 접근에 반대 기류가 있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판매량도 늘고 성공적인 결과를 낳으면서 좋게 마무리됐다고 합니다. 특히 이 때 대행사와 작업하면서, 제품에 이야기를 입히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됐다고 말합니다.)

4. '이야기에 제품을 입힌다'는 의미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한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제품이 잘 녹아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풀어서 얘기하자면) 시장의 변화와 함께, 스토리텔링이 무척 중요해졌죠. 콘텐츠가 강제적으로 노출되는게 아니고 선택적 시청으로 변했으니까요. 따라서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창작자의 적응도 필요해 졌습니다. 기업도 개인도 다 미디어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모든 매체는 스토리텔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얘기를 확산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이 스토리에 입혀지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점입니다. 대체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제품을 갖다 붙이는 광고영상이 많은데, 그런 광고는 영상만 기억에 남을 뿐 제품은 기억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씨로켓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신우석감독과 자료 일부

5. '바이럴'을 잘 만들기 위해선?
"흔히 바이럴이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필름이라는 인식이 업계에 있어요. 저는 바이럴이 잘 되려면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퀄리티가 많이 올라가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아직은 웹에서 먹히는 문법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예산과 인력의 문제가 있긴 한데, 제대로 된 게 나오려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외에 돌고래유괴단의 광고영상 가운데 바이럴이 잘 됐던 사례로는 정관장의 '정몰' 광고영상도 있었죠.

개인적으로 제가 인상적으로 봤고, 기억에 많이 남는 영상은 아래 작품입니다.

최근 콘텐츠 마케팅 내지 '바이럴 영상'이 중요해지는 흐름은 지속되고 있는데요. 돌고래유괴단과 신우석감독의 얘기를 접하다보면,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바이럴' 영상을 위해선 단순히 제작팀의 노력으로는 어렵고, 브랜드(및 대행사)가 함께 이용자 설득을 위해 협업을 제대로 할 때 가능하겠구나.. 생각이 새삼 듭니다.

마지막으로, 신우석감독이 유명세를 얻다보니 올 초에 '유퀴즈'에 출연도 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