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1. 쿠팡플레이의 '인턴기자' 주현영의 SNL 클립이 화제다.
2. Z세대인 20대(대학생, 신입)가 공식발표 때 당황하는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3. 소셜공간에선 '젊은 여성에 대한 혐오'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4. 이병헌, 하지원 등을 내세운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SNL)이 유튜브에서 인기다.
5. 아직 쿠팡플레이의 콘텐츠 경쟁력은 미흡한 가운데 화제몰이에는 성공한 듯.
6. OTT 전쟁의 각축전은 더 심화 중! - 웨이브(HBO 제휴), 티빙(극장 동시개봉) 등.

일단 인턴기자 주현영이 등장한 클립을 보자.

SNL 특유의 풍자와 재치가 잘 담긴 영상으로 보인다. 그냥 인턴기자의 어눌함을 담은 코믹영상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그 속에 녹여낸 풍자 코드의 디테일은 생각보다 많아 보인다. 물론, 외형상 추석을 맞아 방역 기준이 일부 완화된 것 관련, 명확치 않은 근거와 기준에 대한 맹점을 짚은 정치풍자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코너의 작가들이 아이디어 회의하며 손뼉을 치고 박장대소를 했을 대목은 따로 있어 보인다.
기자와 앵커의 티티카카로 설정했지만, (작가들이 직접 혹은 눈 앞에서 경험한) 대학교 팀프로젝트 발표나 취업면접 혹은 신입사원의 첫 발표 등이 연상되게끔 의도한 클립이라는 얘기다. 온라인에서 바이럴되면서 '현실 20대 발표 영상'이라고 칭해지는 것과 '현실연기, 깨알연기, 디테일 지림' 등의 반응이 나오는 게 그 방증이다.

20대는 금방 알아차리지만, 다른 세대는 놓치기 쉬운 '현실감을 주는 디테일'은 어떤 걸까?
먼저 인턴기자가 리포팅 첫머리에 거꾸로 앵커에게 질문을 하는 부분. 발표를 잘 하는 요령 중 하나로 '발표를 잘 풀어가기 위해 초반에 쉬운 질문을 던져 주목을 높이며 시작하는 것도 좋다'는 조언이 있는데 그걸 그대로 살렸다. 뚱한 응답이었지만 그와 무관하게 '답변 감사합니다'라는 연습된 말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도 클리셰다.  
앵커의 질문에 대한 응답이 마땅치 않아 당황했을 때, 왼손으로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긁는 제스처와 머리를 한번 쓸어주는 장면 또한 그렇다. 아울러 옷 소매도 한쪽만 접혀 있다.    
무엇보다 먹어들어가는 발음도 특징적. 초반의 자기소개 때 이름도 일정하게 시간을 띄워가며 또박또박 발음하던 것에 비해 정작 중요한 내용의 설명 때 어눌해지고 발음도 뭉개지는 것. 준비가 미흡하고 온전한 이해가 안된 걸 드러내는 대조적 장치다.

이런 관점에서 영상의 백미로 손꼽을 몇 개의 대사가 있다.
"일단은, 뭐 좋은 질문..? 지적? 암튼 감사합니다"(1:37)
"(울먹이며) 안 하고 싶어요"(2:29) (* '못하겠어요'가 아니다)
"MBTI, I로 시작하는...헤헤"(2:46)

그런데, 이 영상이 회자되면서 소셜 공간에서는 일부 '혐오'논란도 빚어졌다.
상사의 질책에 울고 포기하는 젊은 여성의 모습을 개그로 풀어내면, '젊은 여성'이나 '요즘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소 과한 주장일 수는 있겠다. 하지만, 일부 염려되는 대목이 없는 건 아니다. "여자애들이 발표하다 막히면 꼭 저래..."라는 댓글에서 엿보이듯 작가들의 '기발한 개그 아이디어'와 '성공적인 현실연기'가 한순간 '젊은 여성의 스테레오타입'처럼 악용될 수도 있어보인다. (짐작컨대 이 아이디어가 채택될 때 '남여'이슈는 전혀 초점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클립이 인기를 얻을수록, 워낙에 예민한 소재여서 불가피 그런 논란은 더 불이 지펴질 듯 하다. 사실 이와 관련해서, 현실적으론 다른 각도에서 개인적인 걱정도 있다. 이미 이십여년전부터 서울 유명 대학의 교수들로부터 "면접을 할 때 서울말투의 또랑한 여학생들이 고득점을 잘 하는 반면 지방말투의 남학생들이 다소 어눌한 느낌을 주며 낮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얘길 들어왔다. 이 글의 본류에선 벗어나는 듯 하니 여기선 말줄임! 하지만, 계속 고민은 되는 주제다)
그나마 상사 연기자인 앵커로 남성이 아닌 여성이 등장한 것은 다행스러울 정도다.

아무튼, 신인배우 주현영이 선보인 새로운 캐릭터가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참고로 주현영은 국민대에서 연극을 전공했고 와이낫에서 제작한 웹드라마 '일진에게 찍혔을때'에서 안유나 역으로 출연했다. 아직 영화와 방송출연 경력은 많지 않은 편이다. 이번 클립의 경우 유튜브와 소셜에서 바이럴 조짐이 큰데, 요즘 유튜브가 '스타탄생의 산실'이 되고 있는 흐름에 올라타는 행운아가 될 수도 있겠다.
 
이 클립의 재생목록(SNL하이라이트) 옆자리엔 이병헌과 하지원이 있다. 이병헌은 '코믹연기도 이렇게 찐으로 하다니...'와 같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원은 안영미의 가슴춤을 마구 쏘아대며 반전미를 던진다. 쿠팡플레이의 안간힘이 느껴질 정도다. 마치 '적당히는 없다. 망가지려면 확실하게 망가지자'고 호령하는 느낌.

각 유튜브 영상 설명란에는 쿠팡플레이 맛보기 페이지로 넘어가는 링크도 있다. 그럼, 그 성과는 어떨까? 일단 언론보도가 많아졌고 소셜미디어에서도 공유가 많이 되는 등 화제몰이에는 성공적인 걸로 보인다. 이번 SNL 효과는 아직 집계가 안됐지만 전체적인 흐름상 쿠팡의 공격적 투자에 힘입어 쿠팡플레이의 가입자 수 또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에서 사용자가 가장 많은 OTT는 910만 명의 넷플릭스였고 웨이브, 티빙, U+모바일tv 다음에 쿠팡플레이가 5위에 등극했다. 왓챠(151만 명), 시즌(141만 명) 등 기존 OTT를 신생 서비스가 제친 셈. 과감한 콘텐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대기업과 통신사들의 각축전 속에서 커머스 사업자가 나름 선전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다. 물론, 이는 거의 전적으로 쿠팡와우 멤버십 가입자들은 무조건 쿠팡플레이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 덕분에 가능해진 현상으로 짐작된다. 와우멤버십 자체가 월 2,900원으로 저렴하다보니 문턱이 많이 낮아져 있다.

쿠팡플레이, 앞으로 전망은 어떨까?

쿠팡은 이미 아마존 모델을 열심히 따라가는 사업자로 유명하다. 쿠팡플레이를 시작한 것도 콘텐츠서비스에 따로 큰 뜻이 있었다기보다는 아마존프라임 모델을 쫓는 카피전략으로 읽힌다. 아마존은 넷플릭스에 이어 콘텐츠 투자에 있어 세계 2위로 손꼽힌다. (현재 연간 20조원 안팎을 투자하는 넷플릭스의 뒤를 이어 아마존이 1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커머스사업자에게 있어 고객과의 접점을 긴밀하게 유지하려면 미디어서비스가 중요하다는 게 아마존의 전략적 계산으로 이해된다)
업계에선 올 상반기 쿠팡이 나스닥 상장후 여유가 생긴 자금력을 기반으로 공격적 콘텐츠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실제로 쿠팡은 올림픽 중계협상에도 나서는 등 스포츠 콘텐츠에 공을 들이며 일부 확보하고 있고,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또한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공격적 콘텐츠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선두권에 합류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겠다.

하지만, OTT전장의 상황이 그리 녹록치는 않다. 이미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는 넷플릭스는 '킹덤'에 이어 최근 'D.P'까지 'K-Drama'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형태의 오리지널 전략을 이어가며 왕좌를 지키고 있다.('D.P'는 넷플릭스의 참으로 영리한 콘텐츠 전략이 녹아 있는 작품으로 보인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의 콘텐츠가 글로벌 사업자에 의해 훌륭한 세계시장 공략 상품이 되고 있다) 웨이브도 한껏 공세를 펼치고 있다. HBO 제휴를 통해 '왕좌의 게임' 등 유명 작품들을 서비스 중이다. 티빙 역시 상반기에, 공유와 박보검이 출연한 영화 '서복'을 극장과 동시개봉하며 내놓는 등 콘텐츠에 힘을 주고 있다. 왓챠는 최근 틱톡과 제휴해 영상 링크를 연동하는 등 꾸준히 서비스 외연 확장에 애쓰고 있다. 여기에다 11월 12일 디즈니플러스가 상륙한다.

쿠팡플레이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경기 일부를 생중계하고 있으며 미국 NFL(프로풋볼리그) 경기 독점 생중계권을 확보 및 대한축구협회 파트너십 계약 등으로 연일 스포츠 콘텐츠 확보소식을 전하고 있다. 김수현과 차승원이 출연하는 드라마 '어느날'의 독점공개 소식도 있다.

OTT 전쟁터에서 현재 유효한 전략은 '오리지널'로 불리는 독점적 콘텐츠 경쟁과 멤버십으로 고객을 묶어두는 전략 2가지가 돋보인다. 쿠팡플레이는 멤버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를테면 웨이브는 SKT의 멤버십을, 시즌은 KT의 기반을 활용중이고 티빙은 네이버와 손잡았지만 그 효과가 그리 강력하지는 않다. 여기에 견줘볼 때 쿠팡은 쿠팡와우 멤버십을 통해 100만명이 넘는 이용자 기반을 단숨에 만들어냈다.

이제 콘텐츠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그 시험대에 서 있다. 그런데 쿠팡플레이의 경우, 아직은 콘텐츠 측면 강점이 뚜렷해 보이지는 않는다. 쿠팡플레이의 대표적 오리지널 작품이 'SNL'로 인식되는 건 전략적으로 아쉬워 보인다. SNL은 성격상 상대적으로 숏폼 콘텐츠다. 자칫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휘발되고 실질적 전환효과가 적을 수도 있다. 오히려 화제가 되고 유입을 일으키는 마중물로 기여하고, 이후 서비스내 여타 킬러 콘텐츠로 발화돼 지속 소비가 이어질 수 있게끔 뒷받침할만한 콘텐츠 아카이브가 중요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여타 OTT대비해 부실해 보인다.

디즈니플러스까지 가세하는 올 하반기는 시장내 각축전이 더 심화되면서 변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경쟁력 싸움을 치르고 나면 내년 상반기에는 재정렬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짧은 시간내 많은 이용자 기반을 쌓은 쿠팡플레이가 최근의 화제몰이를 견조한 성장의 성과로 일궈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update] 조롱 혹은 혐오 논란 관련해서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감가는 글이 있어 덧붙인다.

‘SNL 코리아’ 인턴기자 스케치, 이게 개그인가?
권력차이에 대한 접근 없이, 고통받는 약자 전시... 섬세한 접근 필요

[Update. 09.19] 인턴기자 2편.
이제 '인턴기자' 캐릭터가 좀 더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