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의 2021년 실적은 어떻게 될까?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미국 경제를 강타하기 시작하던 지난 해 5월, CNN은 "경제는 비틀거리고 있는데 빅테크의 주식은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The economy is in shambles but Big Tech stocks are on fire)"라는 기사를 냈다.

당시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아마존의 주가는 기록을 갱신하고 있었고, 애플과 알파벳(구글)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 소위 FAANG(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이라 불리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는 오프라인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많은 산업들과 달리 팬데믹으로 오히려 더 큰 이익을 내고 있었다. 일상의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상황에서 당연한 결과였다.

게다가 경제 위기로 주식시장에서 갈 곳을 잃은 돈이 이들 빅테크 주식으로 몰리면서 주가는 수익 상승치를 넘게 치솟았다. 테크산업의 주식이 몰려있는 나스닥은 43% 포인트의 성장을 기록했고, 특히 FAANG의 경우 지난 한 해 평균 57% 포인트 성장했다. (여기에서 잠깐,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FAANG에 포함되지 않을까? 이 약자가 만들어진 2017년 즈음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치는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 심지어 애플도 FANG에 새롭게 편입되어 FAANG로 확장된 시점이었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의 2021년 성적은 어떻게 될까?

이와 관련해 루프 벤처스(Loup Ventures)의 창업자이자 유명한 테크주 애널리스트인 진 먼스터(Gene Munster)가 내놓은 전망(기사보기)이 눈길을 끈다.

FAANG의 두 그룹

먼스터는 지난 해 FAANG의 주식이 평균 57% 포인트 상승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적은 두 그룹으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는 70-80% 포인트 성장한 반면, 페이스북과 알파벳(구글)은 30% 포인트 정도로 상대적으로 저조한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먼스터는 이 차이가 앞으로도 지속되어 빅테크 사이에 균열(fracturing)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바로 주 수익원의 차이다.

알파벳과 페이스북은 광고비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절대적인 수준으로 높고, 이는 실물경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밖에 없다. 불황에 처한 기업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비용이 광고비라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상상 가능한 일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성공적으로 개발되었지만 생산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고, 보급과 접종에 걸리는 시간도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길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2021년 한 해의 경제상황도 2020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

물론 그렇다고 페이스북과 알파벳이 위기를 겪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아마존 처럼 오프라인 경제의 위기가 오히려 기업의 이익으로 옮겨지는 식의 횡재는 이 두 기업에서 기대하기 힘들다.

넷플릭스의 2021년 전망(기사보기)도 그다지 밝지 못하다. 많은 국가들에서 행해진 사회적 거리두기와 락다운(lockdown) 조치로 스트리밍의 선두주자 넷플릭스는 큰 혜택을 누렸지만, 디즈니 플러스와 HBO 맥스와 같은 경쟁업체들의 등장으로 그동안 누리던 사실상의 독점적 지위는 잃은 상황이다. 당분간 스트리밍 시장의 파이는 계속 커지겠지만, 그 안에서 차지하는 넷플릭스 점유율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경쟁자들이 늘었기 때문이 아니다. 넷플릭스의 경쟁자들은 과거 넷플릭스에게 콘텐츠를 공급하던 업체들이고, 넷플릭스는 그들에게서 받은 콘텐츠로 가입자들을 끌어모았다. 사람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만을 위해서 가입하는 게 아니다. 오피스(The Office)나 프렌즈(Friends) 같은 인기 시리즈들을 다시 보기 위해 남아있는 사람들이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를 받쳐주고 있다.

그런데 과거에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었던 인기 시리즈의 제작사들이 스트리밍 업체가 되면서 공급을 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프렌즈, 릭 앤드 모티(Rick and Morty) 같은 프로그램은 HBO 맥스로 넘어갔고, 오피스 역시 이번 달 부터는 NBC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피코크(Peacock)에서만 볼 수 있게 된다.

시총 3조 달러로 가는 애플

애플은 2018년에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trillion) 달러 기업이 되었고, 지난 해 여름에는 미국 기업 최초로 시총 2조 달러 기업이 되었다. (세계 최초 2조 달러 기업 타이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Aramco가 차지했다).

그리고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머지 않아 시총 3조 달러의 타이틀 역시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 시점이 2021년이 될 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먼스터는 2021년의 빅테크 주가를 선도하는 기업은 애플이 될 것으로 낙관한다.

물론 애플에 대한 큰 기대는 먼스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아이폰12 프로의 경우 구매를 위해서는 몇 주를 기다려야 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새로운 맥북을 비롯한 제품 판매는 내년에 판매기록을 수립할 것을 전망할 만큼 낙관적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애플이 직접 제작해서 제품에 장착하기 시작한 M1칩이 있다. 그동안 사용하던 인텔의 칩과 달리 애플 제품에 최적화된 M1 칩은 이미 사용해 본 사람들의 극찬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자체적으로 칩을 생산하면서 애플은 앞으로 제품 개발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M1을 거리낌 없이 '게임체인저(game changer)'라 부르고 있다.

게다가 애플이 몇 년 째 공을 들이고 있는 서비스 분야의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 애플은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기업이었지만, 이제는 애플TV 플러스, 아케이드, 피트니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키우고 있다. 비록 각 서비스가 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지는 못해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의 기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상당한 몫을 차지하는 효자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Apple Car 관련 온라인상의 컨셉 이미지 중 하나

마지막으로, 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애플의 자동차가 있다. 애플은 단순히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 완제품으로서의 자동차를 개발 중이다. 애플의 CEO 팀 쿡은 2017년에 자율주행 기술이야말로 "모든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어머니"라고 말했는데,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업은 하드웨어도 만들어야 한다는 애플의 신념을 생각한다면 애플이 선보일 제품이 완성차임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물론 첫 제품이 나오는 시기는 빨라야 2024년, 혹은 2027년이 되겠지만, 이에 대한 기대는 앞으로 애플의 주가를 계속 밀어올릴 추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