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워싱턴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청문회가 심심하면 열리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해 우리는 빅테크의 CEO들이 화상회의를 통한 청문회에 참여하는 모습을 봤고, 올해 들어서도 청문회는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청문회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작년 7월에 있었던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CEO의 청문회가 빅테크 기업들의 독점 문제를 이야기했었다면, 지난 3월 25일에는 그 네 기업에서 아마존과 애플이 빠지고 트위터가 들어왔다. 이유는 이번 청문회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확산되는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청문회를 개최한 주체도 작년 7월에는 하원 법사위원회(House Judiciary Committee)인 반면, 이번에는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House Energy & Commerce Committee)였다.

그럼 청문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고,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이번 청문회를 가장 잘 요약해주는 사진은 청문회가 열리는 동안 의회 바깥에서 시위를 하던 사람들이 들고 있던 빅테크 CEO들의 이미지(effigy)였다. 이들은 지난 1월 6일 의회에 침입한 친 트럼프 시위대들의 사진에 CEO들의 얼굴을 교묘하게 포토샵으로 집어넣어 만든 팻말을 들고 있었다.

그 중에서 특히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의 이미지다. 의회를 침입했던 시위대들 중에서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나타나 보도사진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남성의 사진에 저커버그의 얼굴을 넣은 것이다.

가짜 뉴스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시위대가 들고 나온 저커버그의 이미지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모두 가짜 뉴스 확산에 책임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페이스북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주장을 한 셈이다. 1월 6일의 의회침입 사건이 트럼프가 퍼뜨린 가짜 뉴스, 즉 1) 지난 해 11월 선거가 총체적인 부정선거였고 2) 시위대가 의회에 몰려가서 선거결과를 승인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말에서 비롯되었는데, 그 시위대에서 가장 눈에 띈 게 머리에 뿔을 쓴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그 시위대만 소셜미디어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퓨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3분의 2가 소셜미디어가 미국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긍정적인 영향을 갖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10%에 불과했다. 에너지통상 위원회 소속 하원의원들은 이런 여론처럼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책임을 묻기 위해 빅테크  CEO 세 명을 불러서 추궁한 것이다.

물론 이들이 자신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순순히 인정할 리는 만무하다. 가장 강력한 반박이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저커버그에게서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저커버그는 "저는 법을 어기는 행동을 하고 반란을 일으킨 사람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그 콘텐츠를 퍼뜨린 사람들에게 이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I think the responsibility lies with the people who took the action to break the law and do the insurrection. And secondarily with the people who spread that content, including [President Trump])."

세 명의 CEO들 중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한 사람은 트위터의 잭 도시 뿐이었지만, 그 역시도 테크 기업들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 넓은 생태계(broader ecosystem)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테크 시스템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테크 시스템이란 사용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도달 시켜주는 알고리듬을 일컫는다. 가짜 뉴스는 그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를 그것을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적 뒷받침이 없이는 파괴력을 가질 수 없다. 그런데 빅테크는 수집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타게팅 광고를 하는 기술을 만들어냈고, 가짜 뉴스의 생산자들은 그것을 '사용'한다. 의원들은 여기에서 기업들의 책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기업들은 "그런 가짜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을 보라"고 호소한 것이다.

보수 콘텐츠 이슈에 대한 공화당의 전략 전환

그런데 공화당은 지난 몇 년 동안 가짜 뉴스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자신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말해왔다. 소셜 플랫폼이 가짜 뉴스를 솎아내고 단속할 때 마다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삭제되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 힘들다. 정말로 많은 보수 콘텐츠가 가짜 뉴스라는 이유로 삭제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보수/대안보수/극보수에 속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가짜 뉴스를 많이 만들어냈다는 주장과, 가짜 뉴스가 아닌데 가짜 뉴스로 취급되었다는 주장 사이에서 공화당이 '발언권의 탄압'이라는 내러티브를 만들어내곤 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에서 눈에 띈 것은 공화당 의원들이 이런 주장에 매달리는 대신 어린아이들의 소셜 미디어 사용으로 포커스를 옮겼다는 사실이다.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서 13세 미만의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튜브 키즈와 비슷한) 어린이 버전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지만, 의원들은 아이들의 스크린 시간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키즈 버전을 쓰는 아이들은 거기에서 머물지 않고 성인 버전으로 옮겨간다는 점을 지적했다.

플랫폼 콘텐츠의 책임은 누구에게? 요원한 해결책

문제의 핵심은 '섹션 230'으로 귀결된다. '통신품위법 230조'라고도 불리는 이 법에 따르면 사용자가 플랫폼에 남긴 콘텐츠로 인해 기업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을 막아주는 대신, 기업들은 사용자들이 올리는 콘텐츠를 모더레이션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하지만 트럼프는 임기 말에 이 법을 뜯어 고쳐서 플랫폼 기업들이 (사용자들이 올린) 콘텐츠에 책임을 지게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는 청문회에서 섹션 230을 수정할 것을 제안하면서도 "사람들이 (때로는 서로 다른 이유로) 이 법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기업이 져야 하는 책임은 그 기업이 특정 불법 콘텐츠의 확산을 막을 만한 능력이 있었는지에 따라 다르게 정해져야 한다고 했다. 구글의 순다 피차이는 "섹션 230이 없으면 플랫폼 기업이 지나치게 콘텐츠를 필터링하거나, 전혀 하지 않게 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은 이 법의 개정을 의원들의 손에만 맡겨두지 않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반영시키려는 듯 하지만, 기업들 사이에 합의는 요원한 것 같다.

눈길을 끈 잭 도시

트위터의 잭 도시는 이번 청문회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관심을 끌었다. 다른 CEO들과 달리 주방을 배경으로 청문회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긴 힙스터 수염과 코 피어싱을 한 모습이었고, 특이한 모양의 시계(?)가 배경에 등장하는 바람에 궁금증을 더했다. (나중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건 시계가 아니라 각종 크립토 코인의 가격을 알려주는 BlockClock이라고 한다).

잭 도시의 뒤에 있는 BLOCKCLOCK.

뿐만 아니라 도시는 의원들이 "예/아니오로만 대답하라"는 이야기를 반복하자 청문회 도중에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런 질문도 없이 물음표에 예,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선택지를 보여주는 트윗을 날려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팔로워들에게서 웃음을 끌어냈지만 의회 청문회를 우습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번 청문회는 종종 날이 선 공방은 있었지만, 철저하게 자신들의 책임을 축소하고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빅테크 앞에서 의회가 별다른 공격 포인트를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물론 한 번에 끝날 수 있는 것도, 짧은 시간 안에 끝날 만한 논의도 아니지만 최신 테크에 익숙하지 않은 의회가 이 문제를 얼마나 제대로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