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OTT서비스, 애플TV플러스가 이달초 한국에 오픈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 받고 있다. '오징어게임'에다 '지옥까지' 화제를 몰고 다니는 넷플릭스에다 12일 오픈한 디즈니플러스의 홍보공세도 거세기 때문이다.

글로벌 사업자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웨이브와 티빙, 왓챠 등 국내 OTT사업자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OTT시장의 패권전쟁이 치열해진 것은 당연지사. 아울러, '오징어게임' 이후 한가지 특이한 현상은 콘텐츠 생산기지로서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확연하게 높아진 점이다. 해외 OTT서비스의 한국 시장 진출이 잇따르는 것은 소비시장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제작역량에 대한 관심도 있는 셈이다.

이번에 후발주자인 애플TV+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이미 수 많은 기존 OTT 서비스들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통해 시장을 공략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씨로켓에서는 애플TV+가 국내 OTT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기 위한 4가지 전략을 살펴보았다.

SK브로드밴드 제휴

한국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기 위해 애플은 그 파트너로 SK브로드밴드를 선택했다. 국내 IPTV시장에서 SK브로드밴드의 유통망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빠르게 진출한다는 의도이다. LG유플러스와 손을 잡은 디즈니플러스의 전략과 같은 맥락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TV(IPTV) ‘Btv’ 가입 고객에게 ‘애플TV 4K’를 기본 셋톱박스로 제공해 기존 IPTV 콘텐츠와 함께 애플TV+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애플TV+는 기본적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기기와 일부 삼성·LG 스마트TV를 통해 볼 수 있는데, 전용 셋톱박스인 애플TV 4K를 구매하면 기기 상관없이 모든 TV와 모니터로도 볼 수 있어 해당되는 기기가 없는 경우 필요하다.

이번 제휴를 통해 SK브로드밴드 가입자가 늘면 애플TV 4K의 국내 보급도 확대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KT와 손잡은 디즈니플러스에 대한 견제책인 동시에, 모바일·PC 시장에서 인정받는 하드웨어 파워까지 동원해 OTT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애플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애플TV+는 기존 Apple Original 시리즈 및 영화를 비롯해 첫 한국어 오리지널 시리즈인 'Dr. 브레인'을 11월 4일에 선보인다.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 등으로 장르 영화의 신기원을 보여주었던 김지운 감독의 연출작이자 폭넓은 인기를 누린 홍작가의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Dr. 브레인'은 새로운 SF 스릴러 장르의 작품이다. '기생충'으로 유명한 배우 이선균이 주연으로 참여했다.

이외에도 현재 제공하는 Apple Original로는 수상작이자 전세계적으로 히트 친 코미디 시리즈인 제이슨 서디키스 주연 및 총괄 제작의 '테드 래소', 최근 시즌 2를 선보인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 및 총괄 제작한 '더 모닝 쇼', 제이슨 모모아, 데이브 바티스타, 알프리 우다드가 출연하는 '어둠의 나날’, 총괄 프로듀서 M. 나이트 샤말란의 '서번트', 아이작 아시모프의 수상작이자 상징적인 동명 소설 시리즈를 최초로 영화로 각색한 서사 '파운데이션’ 등이 있다.

또한 드라마 이외에도 Apple Original Film도 제공된다.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영화 '그레이하운드'와 톰 행크스 주연의 '핀치', 저스틴 팀버레이크 주연의 '파머', 인기 다큐멘터리 '빌리 아일리시: 조금 흐릿한 세상', 아카데미상 후보 만화영화 '울프워커스' 등이 있다.

이외에도, 공개를 앞두고 있는 윌 페렐 및 폴 러드 주연 및 총괄 제작의 '의사 그리고 나’, 덴젤 워싱턴과 프랜시스 맥도먼드 주연의 '맥베스의 비극', 마틴 스코세이지 및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안톤 후쿠아 제작 및 윌 스미스 주연의 '해방’, 여러 장르를 혼합한 영화이자 마허샬라 알리, 나오미 해리스, 글렌 클로즈, 아콰피나가 출연하는 '백조의 노래', 줄리안 무어 제작 및 주연의 '샤퍼',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강력한 자본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기에 현재 국내 OTT시장이 독점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으로 흘러가고 상황에서 애플TV+는 큰 우위에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저렴한 요금제와 가족공유

타 OTT 대비 훌륭한 가격 경쟁력도 핵심 전략 중 하나이다.

애플의 발표에 따르면 애플TV+의 이용금액은 가장 저렴한 수준인 월 6,500원이다. 타 OTT서비스의 가격을 살펴보면, 넷플릭스가 최저 월 9,500원, 디즈니플러스가 월 9,900원이다. 토종 OTT 웨이브와 티빙은 각각 월 1만900원짜리 요금제부터 가능하다.

최근 넷플릭스가 국내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베이직 요금제(월 9,500원) 을 제외한 나머지 요금제를 기존보다 최대 2,500원 인상시키면서 애플이 가격면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넷플릭스는 2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스탠다드’ 요금제를 기존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1,500원(12.5%) 올렸다. 또 4명까지 접속할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2,500원(17.24%)을 인상했다.

넷플릭스의 이러한 요금인상은 OTT 시장에서 가격은 중요한 핵심 요소는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반밖에 안되는 저렴한 가격은 분명 애플TV+ 입장에서는 신규 유입에 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저렴한 요금제 덕분에, (콘텐츠 수준이 타 서비스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면) 비록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충분히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애플은 가족 공유를 통해, 최대 6명의 가족 구성원이 하나의 Apple TV+ 구독을 공유할 수 있다. 이러한 공유 기능은 최근 하나의 아이디를 여러 사용자가 같이 쓰는 방식을 제한하려고 하는 넷플릭스와는 사뭇 대조된다. 이러한 가족 공유를 통해 1인당 이용가격이 대폭 낮아지는 경우 타 OTT플랫폼에 비해 더 큰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애플은 9월 17일 기준으로 새로운 iPhone, iPad, iPod touch, Mac 또는 Apple TV를 구매한 고객은 3개월간 Apple TV+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애플기기에 대한 인기가 높은 한국시장에서 매 신제품 출시 기간마다 손쉽게 초기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pple One - 통합서비스 전략

애플은 또 하나의 전략으로 Apple One 서비스를 발표했다. Apple One은 Apple TV+, Apple Music, Apple Arcade, iCloud+ 등 Apple이 제공하고 있는 모든 구독 서비스를 하나의 간편한 요금제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Apple Music은 9,000만개 이상의 곡, 수천 개의 플레이리스트, 세계 최고의 음악 전문가들이 매일 제공하는 선곡 서비스, 획기적인 Apple Music 라디오 뿐만 아니라 무손실 음원 품질과 공간 음향 지원 등 혁신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Apple Arcade는 새로운 NBA 2K22 아케이드 에디션을 포함해 Mini Motorways, 태고의 달인 Pop Tap beat와 같은 200개 이상의 재미있는 게임들을 iPhone, iPad, iPod touch, Mac, Apple TV에서 광고나 인앱 결제 없이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iCloud+는 Apple의 프리미엄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로 고객의 사진, 동영상, 파일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기기간 연동이 되며, 보다 안전하고 보안이 철저한 방법으로 웹, 이메일, 홈 카메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iCloud Private Relay 등 새로운 기능을 제공한다.

개인 요금제는 Apple TV+, Apple Music, Apple Arcade, iCloud+ 용량 50GB를 포함, 매월 14,900원에 제공되며, 가족 요금제는 Apple TV+, Apple Music, Apple Arcade, iCloud+ 용량 200GB를 포함, 매월 20,900원에 제공되며, 최대 6명의 가족 구성원이 공유할 수 있다.

OTT, 음악 스트리밍, 게임, 클라우드서비스까지 현재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사용되고 생활에 필수적으로 자리잡은 4가지 분야의 서비스를 애플이 전부 제공하게 되면서 통합요금제를 통해 국내 애플 이용자들을 애플 생태계에 묶어놓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향후 전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TV+의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다. 애플TV+는 미국 OTT 시장의 3% 미만을 차지할 정도로 미국 시장에서도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타 OTT 서비스와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OTT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는 큰 쟁점은 아닐 수 있다.

애플TV+는 런들(Rundle) 비즈니스 모델의 일환으로 애플TV+는 하드웨어 사업을 위한 마케팅 도구라고 볼 수 있다. 런들(Rundle, Recurring Revenue Bundle, 반복적 연 매출 번들)이란 복합적 수익 모델의 ‘합’이다. 위에서 설명한 애플원(Apple one) 과 같은 통합 구독 서비스가 그 사례이다. 2020년 1분기 애플 총 매출의 10%가 이러한 런들 수익 모델로 발생했다.

최종적으로 애플의 목적은 OTT 시장보다는 애플 생태계와 애플원 같은 통합 구독 서비스가 최우선 목표일 것이다. 이를 위해 콘텐츠를 생산 및 제공하여 애플에 소프트웨어적 파워를 부여하고 나아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하여 애플이란 하나의 생태계의 영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애플의 궁극적인 목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