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거리는 사자 ‘레오 더 라이언(Leo the Lion)'을 모르는 독자분들은 없을 것이다. 이제 사자의 포효는 아마존 밀림에서 볼 수 있다.

1928년MGM 의상징‘사자’ 촬영현장

테크기업이 가장 오래된 영화사를 인수

MGM은 1924년 설립됐다. 영화계 자본가인 ‘마커 스로우’가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 등 영화사 3개를 인수하여 각 회사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MGM은 헐리우드 황금기를 누렸다. 클라크 게이블, 캐서린 햅번, 엘리자베스 테일러, 진 켈리등을 배출했다. 영화산업의 흥과 망을 온 몸으로 겪은 영화사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말 라스베가스 자본가 ‘커코리안’이 MGM을 인수했다. MGM은 70년대 들어와 작품들의 흥행이 부진했는데 1981년 당시 경영위기에 놓인 United Artist를 인수하여 재기에 성공했다. 당시 UA는 007시리즈와 록키시리즈로 명성이 높았다. 프랜차이즈 판권을 확보함으로써 대형영화사의 문법을 따라갔다. 그러나 1990년 후반부터 경영난에 빠져 2010년 파산신청에 이른다. 그후 MGM은 자신들의 권리를 활용하여 콜롬비아 픽쳐스, 워너브러더스 등과 공동제작, 공동배급을 통해 007시리즈, 한니발, 호빗 등의 작품들을 제작했다. MGM은 파란만장한 시대를 거쳐 애플, 넷플릭스와 치열한 인수전을 펼친 아마존의 품에 결국 안겼다.

영화관 체인이 주인이었던 영화사가 스트리밍 회사로 인수된 것은 시대와 기술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테크기업이 스튜디오 생태계를 직접 통제하는 ‘엔터테인먼트 경제’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MGM 인수는 아래 이미지에서 보듯 아마존이 지금까지 인수한 기업들중 두번째로 금액이 높다.

84억불의 인수금액은 시장에서 평가한 가치인 50억불보다 크게 높다. 특히 MGM 소유 자산의 권리를 100% 다 가져올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불된 ‘웃돈’이 제법 크다고 봐야 한다. MGM의 구작영화 중 '오즈의마법사'와 '사랑은 비를 내리고(Sining in the Rain)' 등 전설적인 클래식 영화들의 판권이 워너미디어에 귀속되어 있다. 그리고 007 등의 제작권리가 영국의 EON Production과 공동행사되어 의사결정의 복잡도가 존재한다. 미국 언론 The Verge는 MGM을 ‘좀비스투디오’로 부르며 아마존이 먹을 떡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다.

스트리밍은 커머스사업 지원 및 프라임 독립 매출에 기여

이러한 제약과 웃돈거래에도 불구하고 MGM 인수는 아마존에게 어떤 특별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아마존의 본업은 이커머스(E-Commerce)다. 전체 사업매출의 50% 이상이 아마존닷컴으로부터 창출된다. 그 뒤를 오프라인 스토어, 아마존 AWS, 아마존 프라임 구독서비스, 광고매출이 순위대로 차지한다.

2019년까지의아마존매출비중, 출처 Visual capitalist

아마존 프라임은 아마존의 성장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프라임 멤버쉽에 가입할수록 온라인 스토어 구매가 증가한다. 그리고 안정적인 프라임 회원수는 상품단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프라임회원들은 2일 배송무료 등 실질적 혜택 이외에도 프라임비디오를 이용할 수 있다. 동영상의 시청시간은 회원 유지기간과 비례한다. 2020년 2억명 프라임 회원 중 1억7,500만명이상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동영상을 시청했고 스트리밍 시간은 전년대비 70% 증가했다. 동영상 시청자는 비회원 대비 2배이상 구매율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프라임구독료 및 콘텐츠 판매매출은 전체 수익의 7~8%를 차지한다.

2016년 제프 베조스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역할에 대해 묻는 기자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골든글로브에서 우승하면 더 많은 신발이 판매된다’ 스트리밍은 커머스 때문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MGM의 영화, TV 시리즈를 독점적으로 프라임 비디오에 제공하여 구독자의 만족과 충성도는 높아지고 이는 상품구매 증가로 연동된다. 독립적인 사업으로서도 성장 여력이 높아진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아마존 스튜디오를 통해 MGM 시너지 창출

그럼 아마존은 MGM을 어떻게 활용할까?

MGM의 수익은 영화 콘텐츠와 텔레비전 콘텐츠, 그리고 미디어네트워크 등 3가지 채널을 통해 창출된다. 극장, TV시리즈및 리얼리티쇼 등의 외주제작(훌루, 넷플릭스,  CBS 등에 제공), EPIX 유료방송 채널 운영수익 등이다. 훌루의 대표적 오리지널로 알려졌던 Handmaid’s tale과 넷플릭스 바이킹 시리즈가 MGM 작품이다. 그리고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기 전 명성을 쌓는데 일등공신이었던 TV리얼리티쇼 ‘The Apprentice’도 MGM 소유다.

우선 MGM이 외부의 채널을 통해 창출되는 은행통장을 그대로 활용하여 아마존 스튜디오를 통해 아마존 프라임 수익성 강화로 활용할 것이다. 2020년 팬데믹으로 극장 상영을 못하고 창고에 잠자고 있는 영화들은 007 No Time To Die를 포함하여 10편에 이른다. MGM은 아마존 스튜디오에 새로운 날개를 제공할 것이다.

출처: mgm.com

아울러 아마존 스튜디오는 MGM이 보유한 수많은 IP 자산을 확대 및 재창조하기 위해 디즈니 문법을 따라갈 것이다. 007 제임스 본드의 제작주기를 5년에서 2년으로 당길 수도 있고 위 그림의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TV시리즈로 부활시킬 수도 있다.

광고 사업을 위한 참신한 재료: MGM 구작 라이브러리

그리고 기존의 MGM 카탈로그의 일부를 프라임비디오 독점으로 활용하고 구작 라이브러리는 광고 동영상(AVOD) 서비스인 IMDB TV로 이동하여 광고 재료로 쓰일 수있다. 2020년 팬데믹을 거치면서 아마존의 디지털 광고매출이 급증했다. 아마존의 디지털 광고수익은 지난 1년동안 224억불을 벌어들여 구글, 페이스북이 독식하던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10%까지 점유율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MGM 자산은 광고 사업에 불쏘시개로 충분한 가치를 가진다. 이 연료는 아마존이 TV와 연결된 Fire TV (셋톱박스)에 동일한 구조로 사용될 것이다.


미디어 커머스로도 활용될 가능성

또 한가지 중요한 이슈는 미디어 데이터를 활용한 커머스 강화전략이다.

쿠팡이나 11번가에서 동영상 목록을 검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국의 아마존은 기저귀에서 영화까지 모든 상품 목록을 제공한다. 특정 영화 제목을 입력하면 프라임비디오를 우선 추천하지만 유료 단건 VOD, DVD 심지어 경쟁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구매를 권유한다. HBO의 ‘원더우먼1984’는 목록을 보여주고 HBO MAX로 가입을 권유한다. 그 댓가로 외부의 스트리머로부터 수수료를 챙겨간다. 전체 고객의 시청과 구매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아마존의 서버에서 사업기회로 활용됨은 물론이다. 4천편 이상의 MGM 카달로그는 미디어 데이터 분석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프라임 비디오 플레이어 안에는 X-RAY 라는 기능이 있다. 영상에 포함된 배우, 음악정보 등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 데이터와 고객의 상품구매 데이터는 미디어 커머스로 진화해 갈 것이다.

아마존X-Ray 화면

유서깊은 영화사를 품에 안은 아마존은 콘텐츠의 수학을 커머스와 결합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해 갈 것이다. 스트리밍 경쟁의 우위력은 덤으로 챙길 수 있다. MGM이 낯선 기술기업 안에서 어떻게 생존해 갈 지 지켜보기로 하자.

                                                                                               jeremy797@gmail.com

필자: 제레미 김종원 (facebook.com/kim.jeremy.18)
파워블로거로서 '제레미의 TV 2.0 이야기'를 연재했던 논객이자 미디어 현장에서 티빙과 옥수수 등 국내 토종 OTT를 두루 경험한 미디어 전문가이다. 제레미의 미디어 비껴보기 블로그(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