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백신 접종 확대되면 사무실 복귀를 고민하는 기업이 늘어날 텐데요. 지난주 씨로켓에서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글을 통해 앞으로 직장이 가질 수 있는 5가지 모델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직장’ 5가지 모델(HBR)
코로나 시절을 겪으면서 재택근무가 많이 늘어났지요. 다들 처음에 걱정이 많았는데, 의외로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 생산성에 큰 차질이 없는 걸로나타나면서 ‘원격근무(Remote Work)’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굳이 모두가 회사에 출근해서 일해야 하고, 커다란 공간을 이렇게확보해놓고 있어야 할까?” 이런 의문이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직장, 어떤 모습이 적절할까요?마침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6월초 이런 주제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팬데믹 이후의 업무공간에 대한 5가지 모델(5 Models for th…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피드백을 주셨어요. 아울러,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며 관련된 언론보도 또한 잇따르고 있습니다.

먼저 재택근무를 둘러싼 애플에서의 갈등사례를 포함해 미국 금융사와 빅테크 기업들의복귀 고민 사례들, 그리고 대안적 모델로 ‘허브 앤 스포크’의 부상 움직임과 여행 접목 모델을 소개한 보도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놓치면 안될 변화의 맥락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경고성 보도까지 나왔네요. 종합적으로 묶어봤습니다. (차후에 ‘원격근무와 직장의 미래’를 놓고 살롱을 준비해볼까 합니다.^^)

1. 애플에서 불붙은 After Corona 업무방식과 노사관계 갈등

애플에서 ‘재택 근무’를 둘러싸고 갈등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달초 팀 쿡 CEO가 “9월부터 매주 3일(월,화,목요일)은 모두 회사에출근하라”고 공표한 뒤 반대 목소리가 쏟아진 것인데요. Tim Cook의 이 메시지가 나온 뒤 이틀 뒤에 사내에서 반대하는 글을 올린 겁니다. The Verge가 입수한 내부 편지글에 따르면 “(사무실에서 서로 직접 소통하는 걸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원격 근무를 원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접근하길 원한다”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팀 쿡에게 보낸 이 편지는 업무 협업도구인 '슬랙'에서 원격 근무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모인  한 채널(회원 수가 약 2,800명)에서 논의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80명 가량이 그 메모를 쓰고 편집하는 데 참여했다고 하네요. 이들은 편지글에서, “원격 근무 정책과 관련해서 회사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 때문에 우리는 무시당한 느낌도 받았고, 이미 몇몇 동료는 회사를 관뒀다”면서 “정책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가족과 스스로의 안녕을 위해 애플 직원으로 남을지 여부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Apple employees push back against returning to the office in internal letter
Apple staff members say they want a flexible approach where those who want to work remote can do so. Tim Cook sent out a note two days ago saying employees need to return to the office Mondays, Tuesdays, and Thursdays starting in early September.

직원들이 편지를 통해 요구한 근무방식은 단순히 재택근무만은 아니었습니다. ‘온사이트, 오프사이트, 원격, 하이브리드 또는기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한 작업 등을 아우르는 업무방식에 대해 의견 수렴과 조사를 통해 투명하고 명확하게 결정하자'고 제안하는 게 핵심입니다. 더불어 '무시당했다'는 주장과 함께 소통방식의 일방향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보니 향후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앞서 애플은 '9월부터 주 3일은 회사출근/ 주 2일은 재택근무가 가능하며, 관리자의승인이있을 때에는 1년에 최대 2주동안 원격근무가 가능하다'는 정책을 밝힌 바 있습니다.

2. 미국 금융/빅테크 기업들의 사례

이러한 진통이 애플만의 문제는 아닐 듯 합니다. 다른 기업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최근 국내 언론보도에서 이 부분을 다뤘는데요.

“식당은 가면서 회사는 왜 못나오나” 美 CEO들 사무실 복귀명령

“이젠 사무실로 돌아올 때”라고 외치는 글로벌 금융회사들
금융가에선 대체로 ‘사무실 복귀’를 선호하고 있다 합니다. “식당 가서 식사는 하면서 회사는 왜 못나옵니까”라고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가 최근 공식 행사장에서 던진 엄포성 목소리가 금융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 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직원들에게 7월까지 사무실 복귀를 지시했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도 “7월을 기점으로 모든 직원을 사무실로 복귀시키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합니다. ‘Zoom을 활용한 화상회의의 단점을 비롯, 협업이나 소통, 교육에 있어 비대면 방식으론 미흡하고 보안 이슈도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 근거라고 합니다. “원격 근무는 혁신적·협동적·도제식인 우리 업(業)과 맞지 않는다.”(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빅테크 IT 기업들은 ‘하이브리드 사무실 복귀'
앞서 언급한 애플을 포함해,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도 오는 9월부터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금융권보다는 느슨한 ‘하이브리드’ 체제를 도입하는 회사가 많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절반가량은 사무실로 나오고, 나머지 반은 집에서 근무하는 형태가 많다네요.
아마존은 9월 7일부터 직원들이 일주일에 3일 이상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했고, IBM도 9월 초 사무실 출근 계획을 세웠다 합니다. 구글은 10월부터 전체 직원의 60%를 일주일에 며칠 회사로 출근시킨다는 방침입니다. 나머지 20%는 재택근무, 또 다른 나머지 20%는 다른 지역 사무실로 나갈 수 있다 하고요. 단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는 직원은 임금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라 합니다.

미국의 여론 조사 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 5월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39%가 고용주가 원격 근무에 유연하지 않을 경우 퇴사나 이직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는 내용도 보도에 포함돼 있네요.

3. 대안적 모델 - 허브앤스포크, 여행 접목 모델 등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의 악시오스(Axios)가 대안적 움직임에 대해 보도를 해서 눈길을 끕니다. Axios는 허브앤스포크로 불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안으로 부상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별도의 기사를 통해 월스트리트 저널을 인용하면서,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하면서 단합대회 성격의 여행이나 워크샵을 접목한 모델도 제안했습니다.

The “hub and spoke” office model is a new fit for the hybrid work age
Smaller central offices are supported by new satellite offices close to remote workers.

1) 미래의 사무실은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모델!많은 기업들이 본사를 축소하고 직원들이 있는 곳과 가까운 곳에 소규모 사무실을 배치하는 움직임을 소개하면서 '허브 앤 스포크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움직임의 이유로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코멘트를 제시합니다. "직원들은 유연성을 원하지만, 침실에서 계속일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결국 허브앤스포크 모델을 모색하는 것은, 충돌하는 두가지 수요를 동시에 충족하기 위함으로 이해가 됩니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소규모 위성 사무실을 통해 장거리 통근은 없애고 대신 일할 수 있는 장소는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시도한다는 거죠.이런 현상을 뒷받침하는 몇가지 자료도 덧붙입니다. a. 컨설팅 그룹 KPMG의 3월 설문 조사에 따르면 CEO의 69%가 유행병 중심의 업무 동향에 대응하여 향후 3년간 전체사무실 설치 공간을 줄일 계획이라고 한다.

b. 부동산 기술 회사의 CEO 아담 시걸의 코멘트 : "직장인으로서 우리는 집을 나가고 싶지만 멀리 가고 싶지는 않다"라고 진단한 Segal은 "따라서 우리는 분산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새로운 네트워크모델, 즉 허브앤스포크 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Segal은 "첫번째 스포크는 집이 될 것이지만 원격 작업은 회사에서 관리 가능한 소규모 위성 사무소를 통해 뒷받침될 수 있다"고 지적. 이 경우 직원들의 협업도 용이하고 동시에 직원들 입장에서도 일단 집 밖으로 나가고 싶을 때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c. 스탠포드대학의 경제학자인 니콜라스 블룸은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도시를 떠났던 사람들 대부분이 먼 줌 타운이 아닌 인근 교외로 이주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대기업들이 갑자기 인구가 더 많아진 교외 지역에 새로운 스포크를 배치하기에 충분한 직원 밀도를 갖게 됨을 의미하며, 따라서 긴 통근 시간을 줄여주면서도 회사에 계속 연결해 둘 수 있게 된다.

Tech startups keep workers remote but plan elaborate “bonding trips”
These retreats are meant to maintain company culture and connectedness with remote employees.

그리고,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해 여행 접목 모델도 소개합니다. 스타트업 가운데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삼으면서도 보완적 대책으로 단합대회 성격의 여행 프로그램(Bonding Trips)을 정례적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허브앤스포크와는 또 다른 형태의 하이브리드 모델로 이해되는데요. 업무환경을 직원들 눈높이에 맞춰 원격근무를 중심으로 설정하면서도 나름의 기업문화를 공고하게 만들어 가기 위해 직원들 사이의 스킨십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4. 상황의 변화와 분명한 시각 차이

이 사안에서 주목할 부분은 노사간 인식 차이와 소통방식(커뮤니케이션) 문제입니다.

워낙에 애플은 코로나 국면 이전부터도 여타 빅 테크 기업에 비해 사내 문화가 보수적이라는 평을 받아왔었는데요. 이번 사안에서 직원들이 ‘우리를 무시하지 말라. 설문조사도 좀 하고 보다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해달라’고 경영진에게 요구한 것입니다.

때마침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최근 시사점을 느끼게 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지난 5일 보도된 뉴욕타임스 기사(Workers Are Gaining Leverage Over Employers Right Before Our Eyes)에 따르면, “미국 기업과 직원들 사이의 관계는 심오한 변화를 겪고 있다. 즉, 한 세대 만에 처음으로 근로자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용주 권력의 하락현상은 저실업 기간 동안 시작되어 코로나 대유행으로 이어졌고, 인구통계학적 추세로 볼 때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죠.

구인공고의 숫자는 코로나 이전부터 꾸준히 상승해왔고 (코로나 국면에서 일시적 하락 후에) 최근 급반등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퇴사지 수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력회사 랜드스타드의 북미 CEO인 카렌 피추크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역사적인 순간이 오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인재를 유치하고 보유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에서도 최근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직장을 떠난 미 근로자 비율은 2.7%로, 1년 전의 1.6%와 비교해 크게 상승했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기사는 인구통계학적 상황은 더 이상 고용주들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20세에서 64세 사이의 미국인 인구증가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작년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국회예산처는 2020년대 남은 기간동안 잠재 노동인구가 연평균 0.3~0.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네요. 결국 경제가 재개되고 있지만, 예비 근로자들은 아직 업무에 복귀할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상황에서 이런 중기적 전망까지 더해서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며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를 수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는 그간 노조활동이 쇠퇴하고 실업률이 자주 높아졌던 수십년동안 고용주들이 근로자들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하는 계약과 협약을 이어왔던 흐름에 대한 반대의 기류를 예고합니다. 이를테면 일부 회사는 임금을 올려 제시하거나, 그간의 회사 운영방식을 좀 더 근로자 친화적으로 재정비해야 할 것이며, 일부는 아예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죠.

사실상 노동자 풍족 시대에 성년이 된 경영자 세대 전체가 노동력 부족 속에서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는 단순히 보너스를 주거나 시간당 임금을 높이는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해졌다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고용주들이 재택근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충분히 유연하지 않다면 노동자들이 직장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더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이런 흐름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의 사례도 등장합니다. IBM의 경우, 경력자 채용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해당 현업 영역에 경험이 없더라도 이직자를 구인해서 직접 교육하고 역량을 개발하는 등 노동자에 대한 투자가치를 재발견하고, 예비적 시간을 투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고용주와 직원 사이에서 중요하게 챙기게 되는 것으로 '이익'만이 아닌, '삶의 질' 문제가 등장한다는 지적도 덧붙여져 있습니다.

5. 우리의 선택은?

한국에서도 하반기에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 출근 복귀를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같은 흐름에 대해 잘 파악하고 각 회사에 맞는 인재 고용 및 업무 방식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이전에 하던대로의 단순 복귀만이 능사는 아닐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애플 사례에서 보듯 회사와 직원들 간의 소통의 문제는 갈수록 중요해질 듯 합니다. 뉴욕타임스의 지적처럼 노사관계에서의 권력 역전현상은 한국에서 동일하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시사하는 바는 많아 보입니다. 상호 소통노력이 늘어나야 하고, 그러한 의견수렴 외에도 경영의 투명성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